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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시내 차량 홀짝제 시행... 中의 원유 공급 중단 대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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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시내 차량 홀짝제 시행... 中의 원유 공급 중단 대비하나

입력
2016.02.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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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여성 교통경찰. 한국일보 자료사진
北 여성 교통경찰.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 세계 도시들 가운데 교통량이 가장 적은 곳으로 알려진 북한 평양에서 최근 차량 홀짝제가 시행돼 배경을 놓고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핵실험과 미사일발사로 냉랭해진 북중 관계를 토대로 “북한이 중국의 원유 공급 중단에 대비해 선제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WP)는 북한 거주자와 방문객들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 당국이 연초부터 평양 시내 차량을 번호판에 따라 홀ㆍ짝으로 나누고 격일로 번갈아 운행하도록 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북한 당국은 “교통 체증과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한 것이며, 정부ㆍ고위급 인사의 차량, 군용차, 외국인 차량, 버스 등은 제외”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WP는 “개인 차량이 거의 없어 신호등마저 수년 전 처음 도입될 정도로 한산한 평양에서 홀짝제를 운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정책 시행 배경에 대해 다양한 관측을 내놨다.

먼저, WP는 북한이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는 만큼 차량 운행을 제한해 휘발유 소비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당국은 “휘발유와 전력 등 에너지 공급에 이상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주민들은 잦은 정전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또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에 놀란 북한이 외화보유액 급감 가능성에 대비해 휘발유를 비축하려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WP는 또 최근 평양 시내에 교통량이 늘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택시와 정부 차량뿐 아니라 관광 차량들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WP는 중국이 만일의 경우 대북제재 차원에서 북한으로의 원유 공급을 중단하거나 양을 줄일 가능성에 대비해 북한 당국이 미리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을 비중 있게 담았다. 신문은 “심기가 불편해진 중국이 원유 공급량을 조절할 것에 대비한 준비에 착수했다는 말들이 나온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WP는 북한의 이번 조치가 중국의 차량 홀짝제를 본뜬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은 스모그 적색경보가 내려지면 모든 차량에 홀짝제를 강제로 시행하고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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