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는 봄의 전령사다. 한겨울 추위를 뚫고 톡톡 피어나는 매화는 봄을 간절히 기다리며 겨우내 얼었던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사르르 녹여준다. 매화의 이름은 꽃의 색깔에 따라 청매 홍매 백매로 나뉘며 피어나는 시기에 따라 조매(早梅) 동매(冬梅) 설중매(雪中梅)로 불린다. 경남 양산의 영취산 자락의 통도사에는 색다른 이름의 매화가 있다. 일명 ‘자장매(慈藏梅)’라 불리는 수령 350여 년의 된 홍매화가 그것이다. 1,300년 전 통도사를 창건한 신라 자장율사를 기리기 위해 스님들이 사찰 뜰에 홍매화를 심어놓고 꽃이 필 때마다 가르침을 되새겼다고 한다. 매년 2월 초부터 피어나기 시작해 겨울 끝자락에 절정을 이루는 매화는 요즘 갑자기 찾아온 한파로 더디게 꽃이 피고 있다. 만개한 모습도 아름답지만 담장 넘어 한 두 송이씩 보이는 자태는 마치 수줍은 여인네의 고운 입술을 연상케 한다. 지금 통도사의 홍매화도 붉은 나비 마냥 뜨겁고 간절한 몸짓으로 봄을 호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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