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지난해 타계한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가 남긴 말이지만 이번 시즌 한국 남자 프로배구를 설명하는데 딱 어울린다.
쉼 없이 달려온 2015~16 NH농협 V리그가 지난 13일부터 정규리그 최종 라운드인 6라운드로 접어들면서 ‘봄 배구’를 향한 남자부 각 팀들의 혈투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6라운드 동안 역대 최고로 뜨거운 순위 경쟁이 예상되고 있어 정규리그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상황이 됐다.
남자부 우승 경쟁은 마지막까지 알 수 없게 됐다. 현대캐피탈이 15일 대한항공을 3-0으로 완파하며 승점 66점(23승8패)이 돼 OK저축은행(승점 65ㆍ21승10패)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두 팀간의 승점차가 1점 차에 불과해 1경기만 승패가 엇갈려도 순위가 뒤집힌다. 두 팀에게는 그야말로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현재까지 흐름은 현대캐피탈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13연승으로 시즌 최다연승은 물론 리그 최다연승 신기록까지 바라보고 있다. 공-수에 걸친 탄탄한 전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고, 최태웅 감독의 리더십이 팀 분위기를 똘똘 뭉치게 만들고 있다. OK저축은행 역시 건재한 시몬을 중심으로 전력이 탄탄하다. 분위기만 다시 추스른다면 다시금 1위 경쟁에 집중할 수 있다. 결국 25일 열리는 두 팀의 최종 맞대결이 올 시즌 정규리그 1위를 가늠할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1위 경쟁만큼 3위 싸움도 살얼음판이다. 삼성화재(3위ㆍ승점 52점)와 대한항공(4위ㆍ승점 52점)이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막판 경쟁 중이다. 공교롭게도 삼성화재는 최근 6위 KB손해보험에 일격을 당했고, 대한항공은 5연패 뒤 감독 교체라는 아픔을 겪고 있다. 분위기를 어느 팀이 먼저 추스르느냐에 따라 봄 배구를 향한 발걸음이 엇갈릴 전망이다. 현재까지 섣불리 어느 쪽의 우위를 예단할 수 없어 준플레이오프(3ㆍ4위간 승점차가 3점 이하일 경우) 성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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