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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처녀나비 이름은 누가 지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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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처녀나비 이름은 누가 지었을까

입력
2016.02.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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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나비이름 유래기’ 등 희귀생물학書 54권

국립생물자원관, 17일부터 전자책으로 공개

전자책으로 제작된 나비학자 석주명의 저서 ‘조선나비이름 유래기’.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전자책으로 제작된 나비학자 석주명의 저서 ‘조선나비이름 유래기’.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우리나라 토종 나비 248종 각각에 한글 이름을 붙여준 나비학자 석주명(1908~1950)의 대표작 ‘조선나비이름 유래기’(1947) 등 희귀한 생물학서(書) 54권이 전자책으로 공개된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16일 “한국식물학회장을 지낸 고(故) 전의식 선생 등 원로 생물학자 12명이 기증한 생물학 관련 문헌 54권을 전자책으로 제작, 17일부터 생물자원관 홈페이지(www.nibr.go.kr)의 ‘생물다양성 이북(E-book)’ 코너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자원관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54권엔 국내 자생 동ㆍ식물을 처음 기록한 문헌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석주명의 ‘조선나비이름 유래기’다. 석주명은 자기가 연구한 248종의 나비들에게 시가도귤빛부전나비(날개 뒷면이 서울 시가지 지도 모습을 닮음)나 시골처녀나비(시골에서 주로 서식하고 노랑저고리를 입은 듯함) 같은 한글 이름을 새로 지어준 뒤 저 책에서 이름의 상세한 유래를 소개했다. 조선 시대까지 노랑나비, 흰나비, 범나비뿐이던 토종 나비명이 석주명 덕에 풍부해졌다는 게 자원관 평가다.

‘조선나비이름 유래기’에 실린 시가도귤빛부전나비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조선나비이름 유래기’에 실린 시가도귤빛부전나비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시골처녀나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시골처녀나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석주명 저서와 함께 인터넷에 공개된 일본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의 ‘플로라 코리아나’ 1권(1909)과 2권(1911)은 우리나라 식물 현황을 처음 기록한 목록집이다. 식물 1,971종의 정보가 수록돼 있다. 자원관 측은 “금강초롱꽃과 자주꿩의다리, 좀비비추 등 우리나라 고유종이 이 책에 최초로 기록됐다”며 “원본 2권을 모두 소장하고 전자책으로 제작한 기관은 국립생물자원관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조선생물학회가 1949년에 발간한 ‘조선생물명집’과 1927~1942년에 조선박물학회가 펴낸 학술지 4~34호도 귀중한 문헌이다.

권군상 국립생물자원관 운영관리과장은 “이번에 전자책으로 만들어진 문헌은 누구나 이용 가능한 공유 저작물”이라며 “원로 생물학자들에게서 기증 받은 1만8,000여권 중 저작재산권이 만료된 귀중본 54권을 우선 추렸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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