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과 유방암은 여성에게 아주 흔히 발병하는 암으로, 국내 발병률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의 갑상선암과 유방암 발생빈도가 높은 연관관계에 대해 유방암에 걸리면 갑상선암이 좀 더 많이 진단되고, 반대로 갑상선암에 걸려도 유방암도 잘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원인으로 갑상선암 치료 후 시행하는 방사선 요오드 치료로 인한 방사선에 의한 영향이 고려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같은 상식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갑상선암 치료 후 시행하는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유방암 발생 위험성을 높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화영 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박영주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과거 유방암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6,150명의 갑상선 암 환자 가운데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은 3,631명을 6년 간 추적 관찰한 결과, 불과 99명(2.7%)의 환자에게서만 유방암이 재발했다. 즉, 갑상선암 환자에서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유방암 발생위험을 높이지 않고, 유방암의 재발 위험도 역시 높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안 교수는 “갑상선암 방사성 요오드 치료 후 방사선 노출로 인해 유방암 등 2차 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 걱정을 많이 하는데, 이번 연구결과 갑상선암 환자의 방사성 요오드 치료로 인해 유방암의 발생 및 재발 위험은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했다.
유방암과 갑상선암의 상관관계는 두 암에 대해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환경적 요인이나 유전적 요인이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확실한 요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관련을 보이는 것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두 암의 발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초음파 검사를 통해 두 암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어 암 발견율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안 교수는 “갑상선암이나 유방암으로 각각 진단된 여성 환자는 다른 암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기 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도움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번 논문은 SCI급 학술지인 ‘임상내분비대사학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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