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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선거구 획정 지연에 당내 경선까지 불똥

입력
2016.02.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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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안심번호 제공 못해”

3월 이후에나 경선 치러질 듯

이한구(가운데)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 앞서 공관위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한구(가운데)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 앞서 공관위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구 획정 지연으로 ‘선거구 증발’이라는 초유의 위법 사태를 이어가고 있는 정치권에 ‘불똥’이 떨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구 획정 전에는 경선에 필요한 안심번호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경선 23일 전까지는 선관위에 안심번호를 요청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조항 때문에 경선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관위는 15일 “당내 경선 여론조사를 위한 안심번호의 제공은 국회의원 지역선거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선거구가 소멸된 상황에서는 안심번호 제공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야는 지난해 12월 경선 여론조사에서 안심번호를 활용하는 방안이 담긴 선거법 개정안을 합의 처리했다. 개정 조항에 따르면 정당이 안심번호를 받기 위해서는 경선 23일 전까지 선관위에 ‘안심번호 제공 요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달 말 또는 3월 초 경선을 시작해 3월 중순에는 최종 후보를 확정, 발표한다는 여야의 공천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선거구 획정도 안 된 상황에서 안심번호까지 받을 수 없게 된 여야는 발만 동동 굴렀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선거구 획정 마지노선인 23일을 기준으로 할 경우 3월 중순에나 경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 이 경우 공천 및 경선 일정에 엄청난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월 말로 예정됐던 경선 시작 시점을 3월 4일로 늦췄다”며 “여론조사기관을 최대한 확보해 경선기간을 줄여 후보자등록(3월 24, 25일)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지만 시간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안심번호 제공에 소요되는‘23일’은 선관위의 안심번호 요청서 검토(3일)와 이동통신사의 안심번호 처리 작업(7일)에 들어가는 시간이 포함된 기간이다. 나머지 13일은 당내 경선에 필요한 기간이다. 김 대변인은 “선관위와 이동통신사에게 주어진 10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관위 관계자는 “여야가 경선 준비에 필요한 ‘13일’을 자체 노력으로 줄일 수는 있어도 선관위와 통신사의 ‘10일’은 정확한 번호 제공을 위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안심번호를 대규모 선거에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간을 단축시킬 경우 안심번호를 통한 여론조사 낙선자의 불복 등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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