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북한 체제 미화한 증거 없어”
이적단체 대회 참여는 유죄 판결
2014년 11~12월 황선(42ㆍ사진)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과 재미동포 신은미(55)씨의 ‘종북 토크콘서트’ 논란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죄를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다만 황씨가 이적단체 등이 주최한 총진군대회 참여해 북한을 추종했다는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6월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엄상필)는 15일 “황씨 등이 북한 체제나 통치자, 주체사상 등에 대해 적극적, 무비판적으로 찬양ㆍ옹호하거나 선전ㆍ동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토크콘서트에서 북한 체제를 미화한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이들이 얘기한 북한의 출산 환경이나 경제성장, 통치자 관련 일화 등이 일부 과장은 있어도 의도적으로 경험을 왜곡하거나 거짓을 꾸며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가능하고 비판과 반박도 할 수 있어 그 발언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라 보기 어렵고, 국가 존립이나 안전,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황씨가 북한을 찬양한 시화집을 발간하는 등 이적표현물을 제작ㆍ소지하거나 게시한 혐의도 모두 무죄가 됐다. 국가의 존립과 안전에 실질적 해가 안 된다는 취지다.
유죄가 인정된 것은 황씨가 이적단체인 실천연대 등이 주축인 반미반이명박운동본부가 주최한 2010년 총진군대회에 참가해 자작시를 낭송한 것으로, “주체사상이나 선군정치 등 북한을 추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선고 직후 황씨는 “우리 사회를 소란스럽게 했던 토크콘서트 논란이 사실무근이고 언론의 허위사실 보도로 인한 종북몰이 일환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황씨는 2014년 11~12월 서울 조계사 경내 등에서 신씨와 함께 세 차례 ‘전국순회 토크 문화콘서트’를 열어 북한체제를 긍정하는 발언을 하고 인터넷방송에서 북한을 찬양·고무한 혐의로 지난해 2월 구속 기소됐다. 재미동포인 신씨는 강제 추방됐다. 황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 행사를 ‘종북콘서트’라 불러 명예를 훼손했다며 박 대통령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1월 패소했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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