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대꾸(retort)에는 문화적 감각이 숨어 있다. 어린이가 어른에게 꼬박꼬박 말대꾸하면 이를 반가워하는 사람이 적겠지만, 영어 대화에서는 그런 표현이 수백 가지나 된다. 그 중에는 외국인이 알아듣기 어려운 내용도 있고 들어도 실감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내가 자동차 키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며 ‘Do you know where my keys are?’라고 말하자 남편은 ‘No, but I know where something else is’ 식으로 응답하는 것이 좋은 예다.
프랑스인 친구 A가 시간제 일자리를 구했다면서 ‘I just got a part time job at a coffee shop’이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미국인 친구 B가 ‘Is that what they call it?’라고 응수하면 어떤 기분일까. 이는 무관심과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의 표현인데 간단하게 ‘Oh, yeah?’처럼 마지못해 대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친구 B가 다시 ‘How much do you earn?’이라고 관심 있게 묻자 A는 화난 표정으로 ‘It’s not your onions.’라고 말하는데 미국인 B가 알아듣지 못한다. 왜냐하면 ‘It’s not your onions’ 어구는 프랑스어 ‘C’est pas tes oignons.’를 영어로 옮긴 것이고 프랑스인들이 자기 양파를 남과 나눠 먹지 않는다는 뜻에서 ‘Mind your own business’(네 알 바 아니다)의 뜻으로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말에 적극 동감을 표할 때는 ‘You’re absolutely right’이나 구어 표현 ‘You said it’ ‘You can say that again’ 등을 사용하는데 그 반대로 거부나 퇴짜를 놓을 때는 ‘That’s not what I heard’ ‘That’s not what you said last night’처럼 말한다. 물론 그 의미가 ‘누가 그러는데’의 뜻이고 셰익스피어는 그의 작품에서 ‘So sayeth she’(So says she!) 표현을 쓰기도 했다. 아니면 ‘That’s what they said’라고 말해도 의미는 비슷한데 ‘응, 그래?’ ‘그렇군’의 뜻이기 때문에 모두 차가운 반응이다. ‘Twenty bucks, same as in town’이나 ‘Said the girl at the picnic’ 등은 심한 표현이다.
위와 같은 무관심과 역공의 표현은 ‘Keep in touch with yourself’라고 말했을 때 직역의 의미가 아니라 ‘이중 의미’(double entendre)로 작용한다. 낯선 외국인에게 영어로 말을 걸었더니 ‘I’m sorry I don’t talk to strangers’라고 대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It sounds like English, but I can’t understand a word you’re saying.’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두 문장 모두 직역 의미가 아니라 ‘I don’t want to talk to you’의 뜻으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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