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위너의 지난 2년은 롤러코스터와 같다.
첫 발은 누구보다 화려했다. YG엔터테인먼트 안에서 데뷔 서바이벌을 통해 차세대 빅뱅으로 가장 먼저 출격했고, 데뷔곡 '공허해'는 각종 차트를 휩쓸며 기대에 부응했다.
꿈만 같던 2014년과 다르게 2015년은 인내를 요구했다. 창작욕에 비해 음악적 결과물이 신통치 않았고 공백기는 그렇게 1년 5개월이나 흘러갔다. 그 사이 멤버마다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사건사고가 많을수록 멤버들은 똘똘 뭉쳤다. 음악에 대한 진지함과 열정을 서로 잘 알고 있으니 밀어주고 끌어주며 버텼다. 리더 강승윤은 그런 2년을 돌아보며 "더할 나위 없이 잘해주고 있다"고 표현했다.
-오랜만이다.
승윤="소중한 컴백이라서 이번 앨범에 특히 애착이 간다. 공백이 길었던 만큼 음악에 몰두했고 자신있게 활동 할 수 있을 듯하다. 1년 간 알차게 꽉 차게 활동하고 싶다."
민호="열심히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걱정 되면서 많이 설렌다. 데뷔하는 느낌이다."
태현="데뷔하게 돼서 기쁘다, 아 참 컴백이지(웃음). 공백기 일과는 정말 연습생처럼 시간을 보내서 그런가 보다."
-민호는 어떤 부분에서 걱정되나.
민호="열정을 쏟아서 자신 있게 내놓은 음악인데 사람들의 기대에 충족될까, 어떨까 하는 마음이다."
승윤="오래 노출이 안된 만큼 잊혀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 많았다. 노래 나왔을 때 찾아서 듣는 사람 없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초기 반응은 뜨거웠다. 만족하나.
승윤="지금은 사실 떨어졌다. 아쉽다(웃음). 그래도 모처럼 날개를 펼치게 돼 기쁘다. 사실 순위 보다 댓글에 더 신경을 쓴다. '이래서 공백이 길었구나'하는 평을 듣고 싶다."
태현="1위는 누구나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롱런이 더 부럽다. 박효신의 '야생화'나 봄만 되면 올라오는 '벚꽃엔딩'은 정말 멋지다. 그런 곡들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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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남는 반응이 있나.
민호="실루엣을 봤을 때 나쁜 내용인 것 같으면 넘긴다(웃음). '음악 대박'이라는 반응이 가장 좋았다."
태현="댓글은 아니고 SNS 메시지를 하나 읽었다. 티저만 공개됐을 때였는데 남태현이 썼다고 혼자 부르고 욕심 부린 것 아니냐는 말이었다. 답장을 했다. 완곡이 나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완곡이 나오니 답장이 왔다. 조금 아쉽지만 적절히 배분 됐다고 해줘서 한숨 내려놨다."
-댓글에 가장 시달렸던 주인공은 민호다.
민호="많이 힘들었다. 또 반성했다. 뮤지션으로서 책임을 많이 느꼈다. 경쟁 시스템에 혈안이 돼서 너무 많은 걸 잊고 있던 거 아닐까,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였다"
승윤="이제는 가사 한자한자 굉장히 신경 쓴다."
-뮤직비디오에선 밴드처럼 합주를 하던데. 밴드로 진화할 가능성도 있나.
태현="승윤과 나는 연주를 조금할 수 있고 진우가 드럼 레슨 중이다. 우리가 악기 다루는 모습을 언젠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예상한다."
승윤="이번에는 직접 세션을 한 것은 아니다. 지금은 밴드 연주 욕심은 없지만 실력을 다듬어서 공연에서 자주 보여드리고 싶다."
태현="라이브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7080 라이브 카페에 혼자 가기도 한다. 연주와 함께 노래하는 게 굉장히 매력적이다. 너무 크지 않은 장소에서 어쿠스틱 공연해보고 싶다."
-태현은 뮤직비디오 상대 배우와 스킨십 수위가 높았다.
태현="실제 경험담을 노래에 담았다. 최대한 리얼하게 찍고 싶었다. 사랑을 하면 정말 격렬한 순간이 오지 않나. 그런 것을 '나는 아이돌이니깐 자제해야지'라는 생각은 없다. 솔직하게 찍고 싶었다."
-아이콘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위너의 입지가 줄었다고 한다.
승윤="우리가 공백기에 나와서 그런가. 우리는 그 친구들의 빠른 데뷔를 간절히 바랐다. 옆에서 지켜볼 때 너무 힘들어 했다. 서로 자극 받으면서 빨리 윈윈하고 싶다."
-위너의 긴 공백이 아이콘 때문이라는 얘기도 적잖게 들려왔다.
승윤="길었던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부담감이다. 1집이 과분한 사랑을 받아 음악 만드는 과정에서 슬럼프에 빠졌다. 전보다 반응이 안 좋으면 어쩌나, 음악에 집착하면서 좋다고 만든 것도 다시 엎은 적이 많다. 우리도 만족해야 세상에 내보내고 싶었다. 그게 안 돼 힘들고 길었다."
-아이돌로 살게 된 2년, 자평하자면.
승윤="더할 나위 없이 잘해주고 있다. 사건사고는 없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멤버들이 고마운 것은 음악을 진지하게 여겨준다. 공백기 동안 잠 안자고 같이 작업하고 녹음도 새벽 늦게 몇 시간 지속 됐다. 일하다 보면 싫은 소리도 하는데 열심히 잘하고 있다."
민호="음악을 1~2년 할 것도 아니고 길게 본다. 당장 지금의 결과에 빠져있지 않겠다. 보여줄 게 너무 많으니 급하게 생각 안 하려고 한다."
-오래 기다려준 팬들에게 한마디.
승윤="팬 힘으로 위너가 버티고 있다. 기다려줘서 감사하다. 우리 팬인 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성숙한 모습 보여주겠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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