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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현금 배당 어떡하나... 대형 석유기업들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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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현금 배당 어떡하나... 대형 석유기업들 진퇴양난

입력
2016.02.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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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저유가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바레인의 한 유전에 설치된 석유 시추공이 멈춰 서 있다. 바레인=연합뉴스
세계적인 저유가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바레인의 한 유전에 설치된 석유 시추공이 멈춰 서 있다. 바레인=연합뉴스

저유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세계 굴지의 대형 석유기업들이 주주 현금 배당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유가 하락으로 수익이 급감한 상태에서 주주들의 요구대로 현금 배당을 했다가는 신용 등급 강등 우려가 있지만, 반대로 배당을 줄이면 투자자들이 떠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4대 석유업체 중 로열 더치 셸과 셰브론은 “현금 유동성이 좋진 않지만, 올해도 변함없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열 더치 셸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1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0% 급감했다. 또 엑손모빌과 BP는 현금 배당을 놓고 고민에 빠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금 배당을 고집할 경우 긍정적인 신용 등급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신용평가사 S&P는 셰브론의 신용 등급을 강등했고, 엑손모빌에 대해서는 ‘부정적(향후 강등 가능성 있다)’ 전망을 내놨다.

특히 33년 연속 배당금을 늘려온 엑손모벨의 경우, 최근 920억 달러 규모의 비용 삭감 계획을 발표했지만, 현 상황에서는 석유 생산량을 늘릴수록 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는 올해에만 14%, 전 고점 대비 70% 가량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대형 업체들이 배당금을 삭감할 경우, 오랜 기간 높은 배당을 받아온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 치우면서 급속한 ‘자금 유출’ 현상에 처할 수 있다. 실제로 국제 유가가 최고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에도 대형 업체들은 배당금 지급 수준을 대부분 유지해 왔다. 4대 석유업체도 지난해 총 460억 달러(55조7,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대형 석유 업체들에 석양이 드리우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 필립 벌레거는 “신재생 에너지 비중 증가, 기후변화 대응 정책, 셰일가스 혁명 등이 맞물려 오일 공룡들은 파멸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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