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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올라야 금융위기 진정...돈 풀기 해법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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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올라야 금융위기 진정...돈 풀기 해법 안돼”

입력
2016.02.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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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기 주범은 中경제”70%

美금리 인상ㆍ저유가도 원인 지목

금융위기 재연設 60%가 인정 안 해

한은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에 학계 전문가는 30%만 동조

경제ㆍ금융 전문가 3명 중 2명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덮고 있는 위기 공포의 가장 주된 요인으로 ‘중국 경기 둔화’를 꼽았다. 각종 악재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칵테일 위기’이지만,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해온 중국이라는 것이다. 각국의 돈 풀기가 위기 극복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응답은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현재 위기 최대 원인은 중국

14일 본보가 학계와 시장의 경제ㆍ금융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위기의 최대 원인으로 65%(13명ㆍ복수응답)가 중국의 경기 둔화를 꼽았다. 위안화 가치 절하 가속(1명)까지 포함하면 위기의 근원으로 중국을 지목한 전문가가 10명 중 7명에 달한다. 백웅기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세계 경제를 끌어온 중국의 경기 둔화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동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작년 말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것이 위기에 불을 지폈다는 응답이 30%로 뒤를 이었고, 바닥 없이 추락하는 국제유가를 위기의 근원으로 지목한 응답도 20%에 달했다. ▦유럽 은행 부실(15%) ▦일본 마이너스 금리(15%) 등을 꼽은 이들도 있었다.

그래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는 다소 부풀려졌다는 시각이 아직까지는 더 많았다. 20명 중 12명(60%)이 ‘2008년보다는 괜찮다’고 답했다.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이 5명(25%), ‘더 심각하다’는 답은 2명(10%)이었다.

현실적인 위기 타개 해법은 석유 감산

최근 위기를 만회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으로 전문가들의 절반은 석유 감산 합의를 통한 유가상승(10명)을 꼽았다. “국제 유가가 폭락할 경우 원유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신흥국들의 재정적자 상황이 심각해지고, 장기화하면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준다”(백웅기 교수)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산유국 간의 감산 합의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에 “증세를 통한 재정정책 확대”(김상조 한성대 교수ㆍ박형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팀장)나 “뉴딜정책과 같은 국제공조 인프라 사업 마련”(오정근 건국대 교수) 등도 해법으로 제시됐다.

반면, 유럽이나 일본 등이 기대고 있는 중앙은행의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압도적이었다. 추가 돈 풀기가 위기 타개책이 될 거라는 응답은 단 2명(10%)에 그쳤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돈을 풀어 억지로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은 이미 효과를 다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기준금리, 시장 “내려야” vs 학계 “동결해야”

미국이 당초 예정대로 단계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거라고 보는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올해 추가 인상 횟수가 1, 2회로 줄어들 거라는 응답이 80%(16명)로 압도적이었고, 아예 연내 추가 인상이 없을 거라는 답도 15%(3명)에 달했다. 단, 금리 인하로 방향을 전환할 거라는 답변은 아직 없었다.

한국의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학계와 시장의 견해가 엇갈렸다. 시장 전문가 10명 중 8명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학계 전문가 중에선 10명 중 3명만이 동조했다. 학계에선 절반 이상이 금리 인하 무용론을 폈다. “기준금리를 현재 1.5%에서 조금 더 낮춘다고 소비와 투자가 얼마나 늘어날지 의문이다”(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금리인하는 외국인 투자자본 유출 등 금융시장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등의 이유였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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