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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ㆍ신ㆍ정’ 제 갈길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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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ㆍ신ㆍ정’ 제 갈길 가나

입력
2016.02.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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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얼굴을 만지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신기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얼굴을 만지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신기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갑)이 14일 탈당하면서 2000년대 초반 야권에 새바람을 일으켰던 ‘천ㆍ신ㆍ정(천정배ㆍ신기남ㆍ정동영)’ 세 사람이 모두 당을 떠나게 됐다.

지난해 말 ‘아들 로스쿨 외압 의혹’이 불거졌던 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희대 로스쿨의 누구도 외압을 받지 않았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당 지도부와 윤리심판원은 저에게 당을 위한 정치적 희생물이 돼 달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장발장이 되기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말 ‘신기남 아웃, 노영민 불출마, 모 변호사의 서울 강서갑 전략공천’ 소문을 접하고 일축했는데 막상 모든 소문이 현실이 되니 전율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의 징계를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해당 의혹으로 중징계를 받아 사실상 더민주 소속의 총선 출마는 어려운 상태다.

정동영 전 의원과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앞서 지난해 1월과 3월 각각 당을 떠났다. 이날 신 의원까지 탈당하면서 15대 국회에 함께 입성하며 정치 신인으로 주목받았던 천ㆍ신ㆍ정 가운데 당에 남은 사람은 한 명도 없게 됐다.

세 사람은 2000년 당시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의 ‘정풍운동’을 주도하며 권노갑 전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원로들의 2선 후퇴를 이끌어냈고, 참여정부 출범 이후에는 열린우리당 창당에 앞장섰다. 열우당이 제1당을 차지한 17대 국회에서 의장(정), 원내대표(천), 상임중앙위원(신)의 요직을 맡고 입각까지 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줄줄이 부침을 겪기는 했지만 세 사람은 4년 전 19대 총선까지만 해도 서울 격전지에서 당 소속 후보로 나서는 공동운명체였다.

그러나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은 각자도생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해 4ㆍ29 재보선 때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ㆍ정’이 신 의원이 남아 있던 더민주에 재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불과 10개월 사이 천 대표는 국민의당을 택하고 ‘신ㆍ정’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의외의 상황이 연출됐다.

일각에선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세 사람이 다시 뭉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국민의당이 정 전 의원에겐 관심을 보이는 반면 ‘갑질’의혹이 더해진 신 의원에 대해선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기 때문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신 의원 영입 여부에 대해 “당내에서 우려와 반대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일부에서는 교섭단체 구성이 시급한 만큼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신 의원은 이와 관련 “나는 ‘강서구민의당’”이라고만 답했다.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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