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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에 새 생명을…취약층에 안식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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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에 새 생명을…취약층에 안식처를”

입력
2016.02.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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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비어있던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빌라를 개조,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셰어하우스’를 만들었다. 공사 전 낡고 비좁았던 공간(왼쪽)이 산뜻한 인테리어를 통해 새집(오른쪽)처럼 변신했다. 드로우주택협동조합 제공
서울시가 비어있던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빌라를 개조,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셰어하우스’를 만들었다. 공사 전 낡고 비좁았던 공간(왼쪽)이 산뜻한 인테리어를 통해 새집(오른쪽)처럼 변신했다. 드로우주택협동조합 제공

#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다세대 주택. 거실, 부엌, 화장실 등 공동공간을 함께 쓰면서 개인 방은 따로 있다. 언뜻 보면 하숙집과 비슷하지만 식사시간 등 정해진 규칙은 없다. 인근 하숙이나 원룸보다 임대료가 싸고 산뜻한 인테리어와 비슷한 또래와 함께 공유하는 커뮤니티 공간 덕분에 1인 가구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1층 단독주택. 몇 년 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쓰레기 더미 상태로 버려졌지만 두 달 간의 수리 끝에 방 3개와 주방, 거실을 갖춘 셰어하우스로 거듭났다. 올 초 공사를 마친 뒤 보증금 500만원, 월세 20만~25만원에 세입자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 달에 35만원 이상 내야 하는 주변 고시원보다 저렴하지만 거실과 마당을 갖춰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

최근 전세난 등으로 주거복지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취약계층을 위한 새로운 주거형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시와 사회적기업이 6개월 이상 방치돼 있는 빈집을 고쳐 어르신, 대학생, 여성 등에게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 덕분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프로젝트로 보수한 서울시내 빈집은 총 13곳으로, 7곳이 수리를 완료했고, 6곳이 공사 진행 중이다. 지난해 수리를 시작해 올해 초 보수를 마친 연희동과 공릉동 주택은 입주자 모집에 한창이다.

집주인이 빈집을 제공하고, 주거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이 시의 지원을 받아 집을 수리해 싼 가격에 임대하는 이 같은 주택 공급방식은 서울시가 취약층의 주거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사업이다. 특히 건물주 입장에서는 무료로 집을 고치고 임대수익도 얻어 호응이 높다. 연희동 셰어하우스의 건물주 장남권씨는 “수 년 동안 물이 새서 수리가 필요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 버려둔 공간”이라면서 “비용 부담 없이 수리해서 좋은 조건에 집을 내놓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만족해 했다.

세입자에게는 주변 시세에 80%에 해당하는 착한 가격이 장점이다. 지난달 28일 입주자 모집을 시작한 연희동 셰어하우스는 모집과 동시에 방 11개 중 3개가 계약이 완료됐다. 연희동 주택을 관리하는 정재형 드로우주택협동조합 대표는 “방값이 보증금 500만원에 35만원으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원 수준인 인근 원룸의 절반 수준”이라며 “비용은 저렴하지만 인테리어와 방범 등에서 주변 건물보다 오히려 조건이 좋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사업자들은 빈집을 확보하기 쉽지 않고, 사업 방식이 생소해 홍보가 쉽지 않은 점 등 여전히 해결할 과제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공릉동 주택을 운영하는 이수연 나눔주택협동조합 대표는 “빈집은 많지만 노후화로 쓸 만한 집이 많지 않고 초기 수리비가 많이 들어가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모니터링을 통해 보완책을 마련하는 한편, 지원을 늘려 사업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달 문을 여는 빈집정보센터를 통해 빈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홍보하면 사업이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며 “사업시행자와 수리비 지원 규모를 늘려 올해 신규로 40개의 셰어하우스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빈집 살리기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각 구청 홈페이지 공고문을 통해 확인하거나 서울시 주택정책과(2133-7026)로 문의하면 된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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