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식통 “北, 최근 KN-08 여단 창설”
내달 최대 규모 한미 연합훈련 앞두고
美 PAC-3 미사일 추가 투입 대응수위 높여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의 실전배치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서 미군은 내달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한반도에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을 추가 투입하는 등 대응수위를 높이고 있다. 설 전날인 7일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한미 양국과 북한이 전력을 총동원하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14일 “북한군이 최근 KN-08 여단을 창설해 이를 전략군 예하 부대로 편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의 기존 탄도미사일인 스커드, 노동, 무수단의 경우 각각 독립된 미사일 여단을 운영하듯이 KN-08도 같은 전철을 밟는다는 얘기다. 북한에서 전략군은 육ㆍ해ㆍ공군과 동급으로, 지난해 말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이 상장(우리의 중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했다. 미국은 사거리 1만km 이상으로 추정되는 KN-08을 본토 방어의 최대 위협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북한은 아직 KN-08을 시험발사한 적이 없다. 미 국방부는 12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북한의 군사력 현황 관련 보고서에서 “KN-08은 위성 추적이 어려운 이동식발사장치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북한이 제대로 설계하고 개발했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군 관계자는 “KN-08의 성능은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본토의 PAC-3 미사일 1개 포대(8기)를 한국에 추가 배치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13일 “미국은 대한민국과 긴밀하게 공조해 탄도미사일 방어 자산을 추가로 한국에 전개했다”며 “최근 북한 도발에 대응한 긴급 전개 대비태세 연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배치된 패트리엇 포대는 미 텍사스주 포트블리스에 있는 제11방공포여단 소속으로, 미 본토의 미사일부대가 한반도에 온 것은 처음이다. 특히 11방공포여단은 한반도 배치를 추진 중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운영하는 부대다. 현재 주한미군은 경기 수원과 오산기지에서 PAC-2(산탄 요격방식)와 PAC-3(직격탄 요격방식) 미사일 2개 대대(96기)를 운영하고 있다. 주한미군측은 “이번에 새로 전개한 PAC-3 포대는 영구주둔이 아니라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기 위한 순환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군은 내달 7일부터 시작하는 키리졸브 연습을 앞두고 핵 추진 잠수함 노스캐롤라이나호를 이번 주에 한반도로 투입한다. 핵 항공모함인 존 C 스테니스 전단도 훈련에 맞춰 한국을 찾는다. 이외에 B-2스텔스폭격기와 F-22전투기도 출격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한미 연합 훈련은 지난해 대비 병력 5,750여명, 항모강습단 1개, 전투기 45대가 증강 투입돼 사상 최대규모로 치러진다.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의 사이버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달 4차 핵실험 이후 한 단계 올린 정보작전방호태세 ‘인포콘’을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한 단계 더 올려 ‘3’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포콘은 1에서 5까지 나뉘며, 숫자가 작을수록 북한의 사이버 위협이 크다는 의미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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