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집으로 방문…진료, 상담 등 제공
3월부터 말기 암 환자는 집에서 의사와 간호사로부터 통증 완화와 상담 등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14일 “말기 암 환자가 자택에서도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3월2일부터 ‘말기 암 가정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범사업’을 전국 17개 병원에서 실시한다”고 밝혔다.
말기 암 가정 호스피스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정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해 말기 암 환자와 가족에게 의료적 시술 및 증상 관리, 상담, 다른 보건ㆍ복지 서비스와의 연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의사와 간호사는 환자 배에 찬 복수(腹水)를 빼는 등 많은 장비가 필요하지 않은 의학적 시술을 하거나 구토 설사 등 말기 암 환자들이 흔히 겪는 질환에 대해 약을 처방한다. 가정 호스피스는 가정에서 이뤄진다는 점만 다를 뿐, 입원 서비스와 차별을 두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또 환자 가족들에 대해서도 죽음에 대한 준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사별 후에는 사별가족 모임 등을 주선해 준다.
호스피스 서비스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전체 진료비의 5%만 내면 된다. 간호사가 혼자 방문할 경우 1회 5,000원이고 의사ㆍ간호사ㆍ사회복지사가 모두 방문할 경우 1만3,000원을 내면 된다. 이 금액에는 진료비, 약제비, 방문료, 교통비 등 의사 간호사 등이 한 번 왔을 때 드는 모든 비용이 포함돼 있다. 만약 간호사가 월 8회, 의사와 사회복지사가 각각 1회씩 환자 가정을 방문할 경우 환자는 월 4만8,000원 정도를 부담하게 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일부 병원에서 하고 있는 가정 호스피스의 비용과 방문 횟수를 근거로 산출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이용 횟수는 제한이 없으며, 매일 24시간 의료진과 전화 상담이 가능하다.
가정 호스피스를 원하는 가정은 지역의 해당병원에 환자로 등록하면 된다. 호스피스 전문간호사, 가정전문간호사 또는 호스피스 전문기관에서 2년 이상 호스피스 업무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간호사나 1급 사회복지사가 방문한다.
가정 호스피스에 대한 수요는 적지 않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가 2012년 말기 및 진행 암 환자 469명을 조사한 결과, 환자의 76%가 가정에서 마지막을 지내기를 원했고, 89%가 가정 호스피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복지부는 내년 2월까지 1년간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평가작업을 거쳐 8월쯤 본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같은 달 ‘호스피스ㆍ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웰다잉법)이 시행되면 말기 암 환자뿐 아니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만성간경화,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등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서비스가 확대될 계획이다.
또 이번 시범사업에는 강원 충남 경북 등 8개 시도에서는 사업 참여를 지원한 병원이 없어,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 서울 경기 인천 부산 등 9개 시도만 참여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생의 마지막 기간을 사랑하는 가족, 이웃과 함께 존엄하고 고통 없이 지낼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통해 가정 호스피스 제도를 충실히 만들어가겠다”며 “참여 병원이 없는 지역의 경우 지방의료원에 대한 재정 지원 등을 통해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가정 호스피스 이용 가능 병원◆
<자료: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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