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ㆍ2순위서 마감 실패 47%
지난달 주택매매 21%나 급감
올 들어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청약시장에선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고 매매시장에서도 거래 감소세가 확연하다.
1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2일까지 1ㆍ2순위 청약이 끝난 총 32개 사업장 중 15곳(47%)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바로 전달인 작년 12월의 미달률(37.5%)보다 10%포인트 높은 수준. 1순위 마감 단지는 12곳(37.5%)에 불과했다.
특히 지방의 아파트가 외면 받고 있다. 전체 청약 사업장 중 27곳이 지방에 위치했는데, 이중 절반을 넘는 14곳(51.8%)이 미달됐다.
이런 청약 미달 사태는 공급과잉,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특히 2, 3월 예정된 분양 물량만 6만5,000가구에 달해 미분양 우려는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미 내 집 마련 수요가 어느 정도 소화됐는데, 아직도 지방 일부에선 물량이 수요보다 많은 공급 과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는 분양가와 입지 등에 따라 인기가 철저하게 갈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매시장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매매거래량은 6만2,365건으로 작년 같은 달(7만9,320건)보다 21.4%나 줄었다. 지난해 1월 거래 건수가 2006년 이후 1월 거래량으로는 역대 최대치일 정도로 많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수요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더 많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2만9,705건으로 작년보다 13.4% 줄어든 반면 지방은 3만2,660건으로 27.5% 감소했다. 유형별로는 연립ㆍ다세대(1만2,411건)와 단독ㆍ다가구(1만259건)는 각각 작년보다 2.1%, 5.3% 늘어난 데 반해 아파트(3만9,695건)는 작년보다 30.9%나 줄었다.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전세 가격으로 구입 가능한 다세대와 다가구 등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당국은 아직 부동산 시장을 위기로 보지는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최근 5년(2011~2015년) 평균 1월 주택거래량인 5만2,791건과 비교하면 오히려 지난달 거래량은 18.1% 늘어난 것“이라며 “주택거래량이 평년보다 크게 떨어졌다거나 전반적으로 주택시장이 위축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