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예지중ㆍ고 학생들이 갑질 논란을 빚은 교장을 비롯한 이사진의 전원 퇴진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재학생들로 꾸려진 예지중고 정상화추진위원회는 11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갑질하는 교장을 대전 교육에서 퇴출시키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재학생 40여명은 “더 이상 부정한 자들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교사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돈 상납 요구 갑질 교장 물러가라’, ‘교장의 갑질에 교육청도 일조하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이어 정상화추진위 대표자 5명은 설동호 대전시교육감과 1시간여 동안 비공개로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대표자들은 “재학생들이 낸 학교발전기금 통장의 잔액이 1,500만원에 불과하다”며 박 교장과 재단 경영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들은 또 박 교장을 포함한 이사진의 전원 교체와 학교의 독립성 보장을 위한 방안 수립을 요구했다.
강종귀(62) 예지중고 학생회장은 설 교육감과의 면담 직후 기자와 만나 “학생들의 요구를 전달했지만 설 교육감은 감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했다”고 말했다.
원옥순(54) 부회장은 “일부 교사들이 교장의 갑질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자 ‘학교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며 “더 이상 교장과 이사진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한 재학생(63)은 “교장이 언론 보도 등으로 문제가 되자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만 하고 정작 물러날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황인호 대전시의회 부의장은 이날 정상화추진위와 만나 시교육청의 특별감사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황 부의장은 “시교육청의 특별감사 내용을 들어보니 언론보도와 조금 다르더라”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학생들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듣고, 비리의 온상을 싹둑 자르겠다”고 약속했다.
시교육청 최경노 교육정책과장은 “감사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실무선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선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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