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빙산이 바다로 가는 길을 막은 탓에 남극 아델리 펭귄 15만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호주와 뉴질랜드 연구팀이 밝혔다.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언론들은 13일(현지시간)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인용, 큰 빙산이 남극 동부 커먼웰스 만을 막으며 인근 케이프 데니슨 지역에 모여 살던 펭귄들이 고립돼 몰살됐다고 보도했다.
펭귄들은 바다로 나가는 길이 빙산에 막히며 바다에서 먹이를 찾으려면 왕복 120㎞를 오가야 했다. 이에 따라 2011년 16만 마리에 달하던 이 지역 펭귄 수가 최근 1만마리로 급감했다. 빙산이 계속 그대로 있게 된다면 향후 20년 내에 펭귄이 모두 죽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한 때 10만 마리가 넘을 때에는 펭귄들이 내는 소리에 연구자들이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기이할 정도로 조용해졌고 곳곳에서 죽어 있는 펭귄을 볼 수도 있다고 크리스 터니 뉴사우스웨일스대(UNSW) 교수는 시드니모닝헤럴드에 전했다. 이 빙산으로부터 겨우 8㎞ 떨어진 커먼웰스 만의 다른 지역에서는 펭귄들이 번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문지 '남극 과학'(Antarctic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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