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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력파 탐지’쾌거가 일깨운 기초과학 투자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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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력파 탐지’쾌거가 일깨운 기초과학 투자의 중요성

입력
2016.02.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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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제시한 중력파(重力波)가 사상 처음으로 지구에서 관측됐다. 중력파는 먼 우주에서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거나 별이 폭발할 때 나타나는 시공간(時空間)의 출렁임을 뜻한다. 이번에 관측된 중력파는 블랙홀 두 개로 이뤄진 쌍성이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가속해 충돌할 때까지 약 0.15초 동안 나온 신호이다.

그 동안 과학자들은 주로 가시광선을 포함한 전자기파를 이용해 우주를 관측해 왔다. 하지만 전자기파는 다른 물질과 상호 작용하는 탓에 우주관측에 한계가 있었다. 예컨대 별이 폭발하는 과정에서 방출된 전자기파가 지구까지 오는 과정에서 다른 물질을 뚫지 못해 애초의 정보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블랙홀은 빛마저 흡수하기 때문에 역시 실체 규명이 어려웠다.

이번 발견은 우주 탄생의 신비를 밝혀줄 인류과학사의 쾌거로 평가된다. 이론적으로만 예측되던 중력파를 직접 검출해 중력파 천문학 시대를 열었다는 의미도 크다. 과학자들은 우주를 보다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발견된 만큼 우주 진화의 실체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것으로 기대했다. 블랙홀의 실체와 초신성 폭발의 메커니즘, 그리고 우주의 기원으로 일컬어지는 빅뱅(대폭발) 규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쾌거는 고성능 중력파 관측장치인 미국 라이고(LIGOㆍ레이저간섭중력파관측소)를 중심으로 한 13개국 과학자 1,000여 명이 1조원 이상을 들여 15년 넘게 연구에 매달린 결과다. 벌써부터 올해 노벨 물리학상 유력 후보로 꼽힌다. 한국 과학자 20여명도 실험자료 분석 등에 일부 참여했지만, 국내에는 중력파 연구시설이나 관련예산 지원이 전무한 게 현실이다. 지난해 일본과 중국 과학자의 노벨상 수상은 기초과학에 대한 양국 정부의 집중투자가 밑거름이 됐다.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은 연구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성과도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런 만큼 일관성 있는 과학정책과 지속적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학자를 우대하는 사회 분위기와 창의적 연구 환경의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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