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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올랑드 지지율 반전 승부수는 ‘좌파 껴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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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올랑드 지지율 반전 승부수는 ‘좌파 껴안기’

입력
2016.02.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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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 중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올랑드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에 몰리자 좌파를 다독이는 개각안을 발표했다. 파리=EPA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 중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올랑드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에 몰리자 좌파를 다독이는 개각안을 발표했다. 파리=EPA 연합뉴스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좌파 껴안기로 경제 및 정치 위기 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부분 개각을 통해 집권 사회당보다 왼편에 위치한 정당 소속 정치인 4명을 발탁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개각에서는 특히 한국계 입양인인 플뢰르 펠르랭 문화장관이 퇴진하는 대신 또 다른 입양인인 장 뱅상 플라세(47) 상원의원이 입각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로랑 파비위스 전 외무장관 후임으로 장 마르크 에로 전 총리를 임명하는 등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 올랑드 초대 내각 총리를 지낸 에로 신임 장관은 증세와 복지를 옹호하는 전통적인 사회당 정치인이다. 에로 장관의 재등장에 따라 마뉘엘 발스 내각의 우파 이미지는 상당히 중화될 것이란 게 프랑스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특히 이번 개각을 통해 사회당보다 왼쪽의 좌파 정당 인사들을 대거 끌어안았다. 그는 유럽생태녹색당(EELVㆍ이하 녹색당)의 에마뉘엘 코즈 대표를 주택장관으로, 급진좌파당(PRG)의 장 미셸 바이레 대표를 지역계획부 장관으로 각각 영입했다. 차관급인 국가개혁장관에는 한국계의 플라세 상원의원, 기후ㆍ생태다양성 국제관계장관에는 바바라 폼필리 하원의원이 임명됐는데 두 의원 모두 2015년까지 녹색당에 몸을 담았던 좌파 정치인이다. 개발협력장관에서 공공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PRG 소속 아니크 지라르댕 장관까지 포함하면 신임 내각의 사회당 왼쪽 인사는 총 다섯 명이다.

올랑드의 좌향좌 행보는 프랑스의 계속되는 경제위기와 파리 테러 이후 비상사태 개헌 논란으로 불거진 정정불안 등을 돌파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럽 평균에 못 미치는 경제성장률과 10%가 넘는 실업률 때문에 올랑드의 재선가도에는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올랑드는 또 지난해 11월 테러 이후 국민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비상사태’를 명문화하는 개헌을 추진하면서 사회당 내에서조차 반발을 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극좌파 성향의 장 뤽 멜랑숑이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중도좌파 지지층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올랑드가 멜랑숑을 차단하기 위해 녹색당 출신 인사들을 영입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개각에서 한국계 입양인으로 한국도 여러 차례 찾은 펠르랭 문화장관은 내각을 떠났다. 중소기업ㆍ디지털장관에서 통상국무장관을 거쳐 2014년 문화부 장관에 올랐던 펠르랭 후임에는 대통령 보좌관인 오드레 아줄래가 임명됐다.

프랑스에서 펠르랭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계 입양인 장관에 오른 플라세는 녹색당 원내대표까지 지낸 정치인이다. 서울 출생으로 1975년 프랑스에 입양된 그는 어릴 적부터 역사책을 읽으며 정치인이 되는 꿈을 키워왔다고 한다. 지난해 5월 ‘내가 안될 이유가 없지’라는 제목의 자서전에서 “25살 때 나는 40살 이전에 국회의원이 되는 꿈을 꾸었다”고 밝힌 플라세 신임장관은 실제 93년 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 놓은 이후 2011년 43세 때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지난해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외국에 와서 프랑스인이 된 이들도 프랑스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일을 하는 꿈을 꾸도록 해 주고 싶다”면서 장관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11일(현지시간)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가 진행한 개각에서 한국계 입양인인 장 뱅상 플라세 상원의원이 국가개혁장관에 취임했다. 플라세 장관은 플뢰르 펠르랭 전 문화장관에 이어 한국계 프랑스인으로서는 두 번재로 내각에 입성했다. 파리=AFP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가 진행한 개각에서 한국계 입양인인 장 뱅상 플라세 상원의원이 국가개혁장관에 취임했다. 플라세 장관은 플뢰르 펠르랭 전 문화장관에 이어 한국계 프랑스인으로서는 두 번재로 내각에 입성했다. 파리=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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