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소장 “노조 결성 시 칼질” 발언 등
고용부 특별근로감독으로 범법 15건 적발
지난달 노동조합 위원장이 분신 자살한 전세버스회사 제로쿨투어에서 관리소장이 “노조 결성 시 칼질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당국 감독 결과 드러났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제로쿨투어를 상대로 특별 근로감독을 벌여 부당노동행위 2건 등 총 1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거나 ‘노조 결성 시 칼질을 해 버리겠다’ 같은 협박성 발언을 회사 관리소장이 노조위원장에게 하고, 대표이사는 직원들에게 단체교섭을 할 통로로 노조와 노사협의회, 상조회, 회사 방침의 4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압박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청은 이밖에 연차수당ㆍ휴일근로수당ㆍ무사고수당ㆍ퇴직금 미지급 등 7건과 근로계약서 미작성, 노사협의회 미개최 등 2건 등에 대해 사법 처리 절차를 밟고, 취업규칙 및 최저임금 미게시, 직장 내 성희롱예방교육 미실시, 기간제노동자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 4건에 대해선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동부지청 김용현 감독관은 “조만간 사업주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혐의가 확인되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세버스노조 제로쿨투어지부장 신모(59)씨는 지난달 18일 서울 송파구 제로쿨투어 사무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몸에 시너를 끼얹고 분신해 사망했다. 박모 대표이사를 만나 사측의 교섭 회피에 항의한 직후였다. 신씨는 분신 직전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노조 설립할 때 목숨 걸고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려 한다”고 유언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자사 사업장에 전세버스노조 지부를 설립한 뒤 줄곧 사측에 교섭권을 요구해 왔다.
지난 3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도 제로쿨투어지부가 지난해 12월 회사를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인용한 바 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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