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팀의 향방은 오리무중이지만 ‘봄 잔치’에 초대될 6개 팀은 모두 정해졌다.
마지막 6라운드도 막바지에 다다른 2015~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의 남은 관전포인트는 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 고양 오리온이 벌이는 1위 다툼, 그리고 우승 팀과 함께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2위 팀을 가리는 일뿐이다. 6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순위가 굳어진 팀들의 감독들은 잔여 경기에서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해 플레이오프에 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0개 팀 가운데 6위 안에만 들면 초대되는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팀들의 속은 쓰라릴 수밖에 없다. 해마다 이쯤 되면 ‘고춧가루 부대’ 정도로 포장되는 하위 팀들에겐 이제 아무런 희망도 없는 걸까.
7위를 기록 중인 조동현(40) 부산 KT 감독은 ‘D리그(2군) 강등’이라는 채찍을 꺼내 끝까지 프로다운 모습을 보일 것을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조 감독은 “프로라면 시즌을 시작할 때나 마지막이나 항상 같은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런 마음이 없는 선수는 D리그에 내려 보내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시즌 막판 선전 중인 공동 8위 창원 LG는 강력한 신인왕 후보 정성우(23)가 마지막 희망이다. 정성우는 평균 4.3득점에 2.7어시스트, 1.7리바운드로 경쟁자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내고 있어 LG는 2012~13시즌 김종규(25) 이후 세 시즌 만의 신인왕 배출의 꿈에 부풀어 있다. 아울러 김진(55)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부침은 있지만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이들의 성장이 필요하다”면서 미래를 위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2011~12시즌 이후 네 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탈락의 고배를 든 문경은(45) 서울 SK 감독은 팬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동 8위에 그치고 있는 성적은 초라하지만 SK는 11일 현재 올 시즌 홈 누적 관중(12만2,365명)과 평균 관중(4,895명)에서 모두 1위를 달리며 변함없는 팬심을 자랑하고 있다. 문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해 주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팬들을 위해서라도 54경기 모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유도훈(49) 인천 전자랜드 감독의 ‘꼴찌의 비장함’도 화제다. 그는 “지금의 성적과 분위기는 내가 만들었다”고 자책하면서 “선수들 역시 패하면서 어떤 것들이 잘못 됐는지를 느끼고 발전해나갔으면 한다. 꼴찌를 하더라도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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