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배운 범행 수법으로 새벽 시간대 영업 끝난 가게를 주로 턴 전과 32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서울 경기 일대 가게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김모(52)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3년 11월 송파구 가락동의 한 미용실 카운터에서 현금 150만원을 훔친 것을 시작으로 지난 4일까지 서울 경기 일대 가게에서 총 30회에 걸쳐 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주로 오전 3~5시 사이 서울 광진구와 강동구 송파구, 경기 구리시 일대를 자전거로 다니며 영업을 마친 가게를 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특수절도, 주거침입, 폭력 등 전과 32범으로 동종 전과만 7건인 ‘전문 상가털이범’이었다. 교도소를 수 차례 드나들었던 김씨는 교도소에서 다른 수감자들로부터 ‘가게 비상구쪽 출입문이 정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리가 소홀하고 쉽게 망가진다’는 점을 알게 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출입문 손잡이를 파이프렌치로 고정시키고 드라이버를 이용해 부수는 방식으로 가게에 진입했다. 문을 여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분을 넘지 않았다. 그는 이 같은 수법으로 호프집과 정육점, 치킨가게 미용실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하루에 서너 곳의 가게를 털기도 했다. 한 번에 훔친 액수는 적게는 2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 정도였다. 호프집에서는 과일과 술 등을 훔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해 5월 업무방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징역 6월을 선고 받아 같은 해 11월 말 출소 한 뒤에도 절도 범행을 이어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가 없어 상가를 털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범행 후에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를 타고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은 인근 강변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도주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 때문에 김씨 신원과 이동경로 파악에 애를 먹었던 경찰은 일부 피해 가게 CCTV에 찍힌 김씨의 모습과 자전거도로 사이 일반도로 CCTV에 포착된 모습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 6개월 만에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절도 예방을 위해 상가 뒤쪽 출입문도 확실히 점검하고 이중 잠금 장치나 경보기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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