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화재, 독창적 신상품 출시해 도전
현대라이프ㆍ라이나 한방보험 격돌
새해 들어 보험업계의 특허권이라 불리는 ‘배타적 사용권’ 획득을 위한 보험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보험상품 자율화 정책에 따라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신상품을 내놓고 있는데다 배타적 사용권의 보호 기간이 연장될 기미를 보이면서 이런 경향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최근 손해보험협회의 신상품 심의위원회에 단체보험으로 실손보험을 가입했던 사람이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개인보험으로 실손보험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한 ‘(무)더좋은 직장인안심보험’에 대해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다. 흥국화재의 이번 도전이 주목 받는 것은 대형사에 비해 비교적 독창적인 상품 개발에 소홀했던 중소형 손보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손보사의 배타적 사용권은 지금까지 총 24개 상품에 부여됐지만 중소형 손보사 중에선 메리츠화재(3건)와 MG손보(2건)만 획득에 성공한 상태다. 흥국화재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면 중소형 보험사로는 3번째가 되는 셈이다.
현대라이프생명과 라이나생명은 지난달 한방보험의 배타적 사용권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치렀다. 현대라이프생명의 ‘양ㆍ한방건강보험’과 라이나생명의 ‘라이나플러스한방보장특약’(가칭)이 비슷한 시기에 생명보험협회에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한 것이다. 상품 내용은 거의 흡사했다. 승자는 현대라이프생명. “경쟁 구도로 비춰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라이나생명이 사용권 신청을 철회했다.
앞으로는 보험업계의 이런 배타적 사용권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보험상품 개발과 가격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배타적 사용권의 보호 기간을 최대 1년으로 늘릴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배타적 사용권의 보호 기간을 현재 3, 6개월에서 3, 5, 6, 9, 12개월로 다양화하는 방안을 포함해 배타적 사용권 활성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실효성은 없이 일부 대형사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감안한 조치다. 업계는 배타적 사용권이 2002년 처음 도입된 지 14년 만에 실효성 있는 제도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가격과 상품 자율화와 더불어 배타적 사용권까지 활성화된다면 보험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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