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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 꿈꾸며 1700시간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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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 꿈꾸며 1700시간 봉사

입력
2016.02.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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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남(오른쪽)씨가 스리랑카 피티예가마 마하 위드얄라 종합학교의 흙길을 포장하는 도로개선사업장에서 현지 아이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한남대 제공 /2016-02-11(한국일보)
김유남(오른쪽)씨가 스리랑카 피티예가마 마하 위드얄라 종합학교의 흙길을 포장하는 도로개선사업장에서 현지 아이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한남대 제공 /2016-02-11(한국일보)

그는 늘 좀 더 따뜻한 세상을 꿈 꾼다.

대학 캠퍼스에 들어선 뒤에도 그 꿈은 지속됐다.

그는 졸업을 미뤄가면서까지 나눔 실천에 매달렸다.

휴학도 불사하며 국내ㆍ외에서 총 1,700시간의 봉사활동을 했다.

12일 한남대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2,971명 가운데 최장 봉사시간을 달성해 ‘한남봉사상’을 받는 김유남(27ㆍ사회복지학)씨 이야기다.

김씨는 대전 판암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한 방과 후 교실에서 700여 시간 동안 장기 봉사활동을 했다. 그는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독학한 영어를 재능기부했다. 캐나다에서 돌아온 2013년 1월부터 1년간 매주 이틀씩 이 센터를 찾아 가난한 아이들의 방과 후 학습을 도왔다. 모교에서 센터까지 버스로 왕복 2시간여 거리를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오갔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겹치는 이 센터 아이들과 약속을 지키려 온갖 정성을 다했다.

꿈을 잊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너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김씨는 2014년 6월부터 1,000시간의 해외봉사활동으로 이어진 두 번째 여정을 시작했다.

KOICA(한국국제협력단)와 새마을세계화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마을개선사업’ 프로젝트에 동참키로 결심, 스리랑카 피티예가마로 출국했다. 수도 콜롬보에서 차량으로 3시간 가량 떨어진 작은 마을인 피티예가마에서 그는 2015년 8월까지 1년 넘게 체류하면서 피티예가마 마하 위드얄라 종합학교 교육개선사업을 맡았다. 물론 휴학했다.

그는 교사를 모집하는 일부터 컴퓨터와 영어교실 운영, 학교 시설 정비 등 다양한 일을 진행했다. 교내 널브러진 울퉁불퉁한 흙길을 포장하는 도로개선사업도 그의 몫이었다.

김씨는 “외국에서 온 청년이 학교 도로를 포장하는 일을 도와달라고 하자 처음에는 주민들도 난색을 표했다”며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란 걸 한 달 넘게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호소했더니 결국 주민 모두가 힘을 모아줬다”고 회상했다.

스리랑카 피티예가마 주민들이 김유남씨의 도로개선사업을 기리기 위해 붙여준 '김유남로' 한남대 제공/2016-02-11(한국일보)
스리랑카 피티예가마 주민들이 김유남씨의 도로개선사업을 기리기 위해 붙여준 '김유남로' 한남대 제공/2016-02-11(한국일보)

주민들은 50m에 이르는 이 길을 김씨의 이름을 딴 ‘김유남로(Younam Kim Avenue)’로 부르고 있다.

“고교 시절 문학동아리 활동을 하며 작가의 꿈을 키웠지만 어려워진 가정 형편 탓에 가출 등으로 청소년쉼터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김씨는 그 때 방황하던 동료들과 시설에서 동고동락하면서 나눔의 가치를 새삼 절감했다. 그리고 사회복지의 가치에 눈을 뜨면서 삶의 지표를 확고하게 다잡았다.

김씨는 “봉사활동에 빠져 친구들보다 2년 늦게 졸업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힘껏 도왔다는 보람이 뿌듯하다”며 장기간의 봉사를 통해 되레 자신의 심신이 더욱 풍요로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문을 나서면 전문 사회복지사로 거듭나 청소년들의 꿈을 키워주는 나눔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최정복기자 cj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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