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방문율 낮고 체류시간도 짧아
일본ㆍ태국 등과 유치 경쟁 치열
문화컨텐츠 개발 등 대응책 절실
중국이 세계 최대 해외관광소비국으로 등극하면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급증하고 있지만, 재방문율이 낮고 체류기간이 짧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일본과 태국 등과 중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11일 발표한 ‘중국인 아웃바운드 관광시장 현황과 시사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은 주로 21세~40세의 여성으로, 쇼핑과 자연경관 감상이 주 방문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방문 도시는 서울(77.8%ㆍ중복응답)과 제주(34.2%)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중국 시장이 제주관광의 전체 외국인 관광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30.4%에서 2010년에는 50%를 넘어섰고, 2014년에는 80%를 넘어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85%를 차지했다.

하지만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이 낮고, 체류기간도 타 지역에 짧은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014년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제주를 2회 이상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9.6%에 불과했고, 같은 기간 일본 관광객 재방문율 32.3%에 비해 훨씬 낮았다.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의 평균 체류일수(2014년 기준) 역시 2.8일에 그쳐, 한국을 방문해 중국인 관광객의 평균 체류일수 5.7일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또한 지난해 크루즈로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61만4,000명으로 한국을 방문한 전체 크루즈 관광객의 58.7%,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의 84.4%를 차지할 정도로 제주크루즈관광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60%에 달하는 관광객의 체류 시간이 3~5시간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크루즈 관광객들은 쇼핑 또는 제주항 인근 관광지만 둘러보는 상황이어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말 현재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약 428만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태국 방문 중국인 관광객도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450만명을 넘어서는 등 급성장하면서 중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제주본부는 “중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제주도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스토리텔링 관광프로그램 등 문화컨텐츠를 체계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며 “또한 신세대 소비층의 유치를 강화하기 위해 ‘빠링허우’(1980년대생), ‘지우링허우’(1990년대생) 세대를 목표로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상품 개발에 노력해야 하는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제주 크루즈 관광시장도 쇼핑, 제주항 인근 관광 중심에서 해양레저, 제주문화 체험 등으로 프로그램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제주지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 수는 2005년 11만5,000명에서 2011년에는 50만 명을 넘어섰고, 2012년에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2014년에는 285만명으로 거의 300만명에 달하는 중국인이 제주를 방문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메르스 여파로 인해 223만명으로 급감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