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들어는 봤나? 최태웅의 ‘명언 타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들어는 봤나? 최태웅의 ‘명언 타임’

입력
2016.02.11 16:26
0 0
현대캐피탈 최태웅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현대캐피탈 최태웅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작전 타임은 요즘 ‘명언 타임’이라 불린다. 승부처마다 나오는 최태웅(40) 감독의 코멘트가 선수들에게 묘한 힘을 불어 넣고 있기 때문이다. 머리 대신 가슴에 호소하는 ‘작전 지시’는 현대캐피탈 12연승의 동력이 됐다. 때론 냉정하게, 때론 뜨겁게 던지는 한마디는 일반인들도 한 번쯤 되뇌어 볼 만하다. 선수들의 가슴에 불을 지핀 최태웅 감독의 명언들을 모았다.

2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의 경기. 득점에 성공한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최태웅 감독과 손벽을 부딪히고 있다. 연합뉴스
2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의 경기. 득점에 성공한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최태웅 감독과 손벽을 부딪히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는 발전하는 팀이지 잘하는 팀이 아니다”

최태웅 감독의 ‘명언 타임’은 지난 2일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KB손해보험과의 구미 원정 경기에서부터 시작됐다. 10연승을 노리던 이날 경기에서 최감독은 세트스코어 1-1 상황이던 3세트 송곳 같은 한마디로 경기 분위기를 바꿔놨다. 줄곧 앞서던 경기에서 상대가 19-16 3점차로 좁혀오자 작전 타임을 요청한 최감독은 “우리는 발전하는 팀이지 잘하는 팀이 아니다”며 채찍질 했다. 이어 점수차가 더 좁혀지자 그는 “못하는 것과 하지 않으려고 하는 건 다르다”며 “오늘은 너희가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해 느슨해진 분위기를 다잡았다. (▶영상보기)

“이제 너희가 경기를 책임져. 소신있게 해”

선수들은 최감독의 질책 속에 3세트를 따냈지만 4세트에 들어선 경기를 마무리 해야 한다는 또 다른 부담감에 사로잡혔다. 조급해진 선수들의 마음을 간파한 최감독은 15-15 동점 상황에서 작전 타임을 요청해 작심한 듯 ‘끌려가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이제 너희들이 책임져야 한다”며 “소신과 확신을 가지고 (경기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적시에 나온 몇 마디 말은 경기 결과를 바꿨다. 현대캐피탈은 4세트를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내줬지만 집념 속에 5세트를 따내며 10연승을 기록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2015-2016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3-2로 역전승을 거두며 11연승을 달리고 있다.현대캐피탈 제공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2015-2016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3-2로 역전승을 거두며 11연승을 달리고 있다.현대캐피탈 제공

“억지로 웃는다고 분위기가 밝아지진 않아”

현대캐피탈은 7일 한국전력과의 수원 원정에선 초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16-25로 1세트를 내주고 2세트에서도 한국전력에 끌려갔다. 2세트 18-20로 뒤진 상황에서 작전 타임을 요청한 최 감독은 “(경기가) 성의 없어 보인다”고 지적하며 “억지로 웃으려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냥 웃는다고 (분위기가) 밝아지는 건 아니다”고 지적한 그는 “소신 있게 경기를 하라”고 강조하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우리는 10연승 팀, 자부심을 가져라”

현대캐피탈은 결국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26-24로 2세트를 따냈다. 치열한 접전이 전개되며 승부는 5세트로 흘렀다. 세트 초반 주도권을 내주자 최 감독은 선수들의 자신감을 일깨울 만한 명언을 남겼다. 자신한테 오는 공을 떨리는 손으로 받아내는 선수들의 자세를 지적한 그는 “우리는 10연승 팀”이라며 간결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선수들은 이후 믿기 어려운 역전승을 거둬냈다. 한국전력이 14-11 매치 포인트에 먼저 도달했음에도 끝내 경기를 뒤집고 16-14로 5세트를 따내며 11연승을 기록했다. (▶영상보기)

9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남자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의 경기장에 관중들로 가득 차 있다.연합뉴스
9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남자 프로배구 V리그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의 경기장에 관중들로 가득 차 있다.연합뉴스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너희를 응원하고 있어”

지난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전. 3세트 22-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선수들을 불러 모은 최 감독은 전략 대신 홈 구장의 뜨거운 응원 열기를 화두에 올렸다. 현대캐피탈이 1, 2세트를 모두 역전승으로 따낸 뒤 3세트 역전을 허용하며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나온 말이었다. 코트로 돌아간 선수들은 3세트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다. 그리곤 기적처럼 28-26으로 3세트를 따내며 12연승을 완성, 승점 63점째를 기록하며 선두 OK저축은행(승점 65)의 턱밑까지 올라섰다. 유관순체육관은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영상보기)

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