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제10구단 kt가 김영수(66) 스포츠단 사장을 돌연 교체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했던 KT는 최근 계열사 사장단 개편을 추가적으로 진행하면서 김 사장을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김 사장이 지난해 프로야구 10구단으로 기반을 다져 놓은 성과를 감안하면 명분이 불투명하고,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지훈련에 돌입한 시기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김 사장은 야구단 창단 직후 위기에 빠졌던 kt의 ‘구원투수’로 나섰던 인물이다. 2014년 2월 창단을 주도했던 이석채 전 KT회장의 불명예 퇴진과 함께 권사일 사장도 물러나면서 kt는 공모를 통해 김 사장을 야구단의 실질적인 초대 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사장은 LG 스포츠단 사장을 경험한 노하우와 LG전자 홍보맨 출신 맨파워를 앞세워 선수단과 팬, 언론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네트워킹으로 kt의 성공적인 1군 연착륙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모기업과 연계한 각종 첨단 마케팅의 선두주자로 야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각고의 노력 덕분에 현대 유니콘스 시절 야구 불모지와 다름없던 수원구장은 지난해 64만5,465명의 관중을 기록, 2013년 NC가 기록한 신생팀 최다관중(52만8,739명)을 가볍게 갈아치웠다.
게다가 사실상 올 시즌이 제대로 구색을 갖춘 야구단으로서의 첫 시즌이라 할 수 있다. 김 사장도 지난달 13일 선수단 신년 하례식에서 “2년차인 올 시즌은 작년 이상으로 더없이 중요한 시즌이다. 신생구단 돌풍으로 새 역사를 만들어나자”는 포부를 밝혔다.
9구단 NC가 창단 5년 만에 우승후보로 떠오른 원동력은 2011년 창단 사장으로 부임해 6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태일 사장의 공을 빼 놓을 수 없다. 그 밑거름은 신생팀답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힘을 실어준 김택진 구단주의 전폭적인 신뢰였다.
KT는 이석채 회장 재임 시절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여러 번 도마 위에 올랐다. 황창규 현 회장은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낙하산은 없을 것이다. 다만 꼭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되면 낙하산 논란과 상관없이 영입할 것”이라는 인재 중용 원칙을 밝혔다. 현재 kt 야구단의 사장 자리는 김진훈 단장의 대행 체제로 공석이다. 단 한 시즌 만에 의문의 교체 카드를 꺼낸 kt의 후임 사장으로 누가 부임할 지 지켜 볼 일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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