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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근의 카블렌딩] '화장(化粧)' 하는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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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근의 카블렌딩] '화장(化粧)' 하는 자동차

입력
2016.02.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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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종편에서 자동차 튜닝에 관한 방송이 차종별 시리즈로 매주 방영된다. 이는 튜닝이 철부지 폭주족의 요란함을 상징하는 마니아들만의 전유물이라는 부정적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자동차 정비사는 기피업종 종사자가 아니라 꿈을 현실로 이뤄내는 카 아티스트라는 인식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튜닝마니아들의 블로그는 8.000개가 넘고 인기 블로그는 2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할 정도로 튜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튜닝의 사전적 의미는 조율을 뜻한다. 자동차에서의 튜닝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개성을 직접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즉 자동차의 몸매를 다듬고 이에 맞는 옷을 입히고 '화장'을 하는 것이다.

자동차의 튜닝은 세 가지로 나뉜다. 외부 디자인을 변경하는 익스테리어(Exterior)와 실내 인테리어를 '드레스 업 튜닝'이라고 하는데 자동차 튜닝의 70%가 여기에 속한다. '튠 업 튜닝'은 레이싱과 고속주행에서 필수적인 엔진과 서스펜션, 브레이크의 성능을 높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빌드 업 튜닝'은 캠핑카와 같이 차체구조를 변경하는 것이다.

튜닝은 자동차 선진국인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됐다. 특히 넓은 지역에 걸쳐 단독주택이 많은 주거형태를 가진 미국에서는 이동수단인 자동차가 생활필수품이다. 이런 환경에서 자동차를 차고에서 직접 수리하는 문화가 오래된 전통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왔다. 그리고 튜닝이 일상생활에서 자리 잡아가면서 다른 산업군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자동차기술의 발전에 튜닝의 역할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전문 레이서도 아닌 일반인이 왜 멀쩡한 차를 뜯어내고 비싼 투자를 할까.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려는 희소성에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려는 개인의 철학 때문이다. 스토리가 담겨있는 오래된 차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해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독특한 행위도 자기만의 표현이다. 금형(틀)에서 찍어내 대량생산 되는 자동차는 기능과 모양이 똑같다. 이런 획일화에서 탈피해 자신만이 소유할 수 있는 창작품에 대한 투자는 허황된 사치라고 보기 어렵다.

자동차의 성능과 기술이 향상되고 다양한 스타일로 변신하는 튜닝의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 튜닝의 활성화는 기존차량의 감소를 대체할 수 있는 또 다른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튜닝시장은 전 세계의 0.5%에 불과한 걸음마 단계다. 튜닝이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오기 위해서는 안전과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인간 중심적 가치를 우선시해야 한다. 자동차의 변신은 단순히 외형적 아름다움만을 위한 화장이 아니라 내면이 반영된 삶의 변신을 꿈꾸는 이유다.

● 김홍근은 호서대학교 부교수(창업보육 센터장)이자 (사)한국벤처 창업학회 부회장, 자동차부품제조업체 드림텍 대표이사다.

한국스포츠경제 master@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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