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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보드' 등장으로 본 전광판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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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보드' 등장으로 본 전광판의 경제학

입력
2016.02.1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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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새 전광판 빅보드 조감도. /사진=SK

프로야구 SK가 올해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세계 최대 규모의 전광판 설치에 한창이다.

새 전광판은 가로 63.398m, 세로 17.962m, 총 면적 1,138.75㎡ 규모로 현재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의 세이프코필드보다 총면적에서 77.41㎡가 더 크다. 세이프코필드 전광판은 가로 61.42m, 세로 17.28m, 총면적 1,061.34㎡이다. SK는 이번 공사를 위해 사업자 입찰 공고 당시 70억원을 공사 비용으로 책정했고, 새 전광판 이름을 '빅보드'(VIC BoardㆍBIG Board+VICtory Board)로 정했다.

SK뿐만 아니라 올 시즌 삼성의 새 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도 전광판 설치에 공을 들였다. 가로 36m, 세로 20.2m 크기의 전광판은 초고화질(UHD)급 1,900만 화소로 깨끗한 화질을 자랑한다. 전광판 설치 및 공사 비용은 총 3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t는 지난해 수원kt위즈파크에 50억원, 2014년 롯데는 부산사직구장에 39억원을 전광판 설치에 투자했다.

▲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전광판. /사진=임민환 기자

KIA의 광주-KIA챔피언스필드, 한화의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역시 메이저리그 전광판 시설 못지 않은 화질을 자랑한다. 반면 넥센의 고척스카이돔은 규모가 작고 관중석에서 글자가 잘 안 보이는 전광판 탓에 국내 최초 돔구장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만 느껴진다.

과거 전광판은 점수판의 기능을 했지만 진화를 거듭하면서 경기 장면과 선수 기록을 소개하는 정보 메신저 기능은 물론 게임 및 이벤트를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스폰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제품을 소개하는 광고 채널로 각광을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2003년 이후 13년 만에 최신식 전광판 설치에 들어갔다. 시카고에 위치한 한 스포츠마케팅 컨설팅회사 대표 바렛 데이비는 "새 전광판이 광고 브랜드들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자산"이라며 "광고 브랜드가 인상적이고 강력할수록 팬과 브랜드 사이를 가깝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화이트삭스 마케팅팀장 브룩스 보이어는 "수 년간 해왔던 공구 전문 브랜드 '스탠리' 로고를 중앙 LED 전광판 옆에 세우고 구장에 있는 총 3개의 전광판으로 구장을 노란색(스탠리 브랜드 대표 색깔)으로 바꾸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필라델피아는 스폰서 기업 핵심 가치를 담은 이벤트 클립을 직접 제작해 광고 수익을 올린다.

SK도 비즈니스 측면을 고려했다. SK 구단 관계자는 "각종 야구 기록과 제휴 스폰서가 제공하는 혜택 등 다양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야구장에서만 볼 수 있는 독점 광고 영상을 상영하고 이벤트를 개발해 스폰서의 가치를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제 전광판은 야구장에서 단순히 비디오 보드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물이 아닌 야구장의 아이콘이자 랜드마크가 됐다. 좌석 등급에 상관없이 모든 관중이 공평하게 즐길 수 있고,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전광판은 야구장의 첫 인상과 브랜드 가치를 판가름하는 큰 잣대로 작용하고 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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