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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입시 SAT, 읽기 부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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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입시 SAT, 읽기 부담 커졌다

입력
2016.02.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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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0년 만에 크게 변화한 새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이 ‘읽기 부담’을 크게 강화해 수험생과 입시 전문가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가 공개한 예비문제를 분석한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제시문이 길어지고 수학 시험에서도 사용되는 단어량이 크게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이런 변화는 특히 집에서 모국어를 사용하는 이주민 자녀들과 글을 접할 기회가 적은 저소득층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학입시 준비 프로그램인 ‘케플란 테스트 프렙’의 리 와이스 부회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새 SAT는 누가 고득점을 얻을지를 바꿔놓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까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은 수학에 집중해 역전을 노렸지만 새 시험에서는 영어와 수학 두 시험 모두 단어가 많기 때문에 이런 전략을 구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칼리지보드는 “영어 시험에서 사용된 단어 수와 수학 시험에서 단어나 개념을 묻는 문제의 비중이 과거와 거의 동일하다”고 밝혔지만 외부 분석가들은 단어가 제시되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언어 시험에서는 논리와 어휘력을 테스트하는 ‘빈 칸 채우기’ 문제들이 사라지고 긴 문단을 읽는 문제가 강화됐다. 수학 시험에도 실제 현상에서 수학 문제를 도출해내는 문제가 다수 등장했다.

학생들은 SAT와 경쟁 시험인 ACT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ACT라는 회사가 내놓은 시험 ACT는 주로 미국 중서부지역에서 각광받았으며 2012년 시장점유율에서 SAT를 앞섰다. ACT는 SAT에 비해 정답과 엇비슷하지만 틀린 답안을 ‘함정 답안’으로 내놓는 문제가 적고 더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대신 ACT 응시자들은 더 많은 문제를 더 적은 시간 안에 풀어야 하고, 별도의 과학 시험도 쳐야 한다.

NYT는 특히 상대적으로 영어가 약한 히스패닉계 학생들이 ACT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밴나이즈지구에 있는 차터 스쿨(공립대안학교) 하이테크 로스앤젤레스의 카린 코벤 입사상담부서 담당자는 “학생들이 새로운 시험의 실험용 쥐가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상담자들은 SAT에서 ACT로 전환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칼리지보드는 “사전 연구 단계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뒤떨어지지 않았다”며 “새로운 시험은 인종간 격차를 심화시키지 않는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각 대학의 입시업무 담당자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다. 펜실베이니아대의 에릭 퍼다 입학담당 학장은 “점수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고 그 점수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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