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스포츠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8월 열리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 불참 여부가 논의되고 있는가 하면 미프로골프협회(PGA) 골프 투어 일정도 변경됐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올림픽위원회(USOC)가 지난 1월말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스포츠연맹 지도자들과 리우 올림픽 불참 여부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미국 펜싱협회 도널드 앤써니 회장은 “불안함을 느끼는 상황에서 브라질에 반드시 가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USOC는 지카 바이러스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선수들과 관리자들이 올림픽 참가 여부를 결정해야 할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리우 올림픽에 불참하게 되면 정치적 이유로 불참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이후 두 번째다. 미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종합 1위에 오른 스포츠 최강국으로 미국의 불참은 올림픽 흥행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PGA 투어의 하부 투어인 PGA 투어 라틴아메리카도 최근 지카 바이러스를 이유로 대회 일정을 변경했다. PGA 투어는 지카 바이러스의 유행 등에 따른 선수 안전을 이유로 3월에 열릴 예정이던 라틴아메리카 대회 2개를 4월 말 이후로 연기했다. 3월10일에 개막할 예정이던 과테말라 스텔라 아트와 오픈은 4월28일로 개막이 미뤄졌고 이에 앞서 3월3일부터 시작하기로 돼 있던 온두라스 오픈은 개막일이 5월5일로 연기됐다.
PGA 투어는 또 푸에르토리코 오픈, 또 다른 하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 대회 브라질 챔피언스 등 3월 말에 열리는 대회도 상황에 따라 일정 변경을 검토 중이다.
112년 만에 올림픽에 골프 종목을 부활시킨 국제골프연맹(IGF)도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리우 올림픽 골프 코스 변경을 검토 중이다.
올림픽 골프 경기가 열리는 바하 다 치주카의 올림픽 파크 골프코스는 커다란 인공 연못을 끼고 있다. 큰 연못은 2번홀, 3번홀, 5번홀 등 3개홀을 끼고 있고 그보다 작은 연못은 10번홀 바로 옆에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의 주요 서식지가 연못이나 습지이기 때문에 IGF는 연못을 없애버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림픽 골프는 워터해저드 없이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브라질에서 전지훈련 중인 우리나라 양궁 대표팀도 조기 귀국했다. 대한양궁협회는 “선수단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긴급 강화위원회를 소집, 대표팀을 지난 4일 조기 귀국시켰다”고 밝혔다.
리우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을 노리는 대표팀은 지난달 20일부터 상파울루 주 캄피나스 시의 군경클럽 양궁장에서 전지훈련 중이며 11일까지 훈련갈 계획이었다. 이번 전지훈련에는 기보배(광주시청) 등 양궁 대표선수 16명을 포함한 선수단 22명이 참가했다.
앞서 지난 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재 지카 바이러스는 33개 국가로 확산됐고 브라질의 경우 4,000건이 넘는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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