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장관 “대기권 재진입 기술 갖추면 사거리 1만2,000km”
주요 부품은 러시아에서 도입한 듯
“北, 5차 핵실험도 언제든 가능하도록 준비”
국가정보원은 7일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에 탑재한 ‘광명성4호’는 위성으로서의 가치가 없어 이번 발사를 탄도미사일 실험을 위한 것으로 봐야 하며, 이를 통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기술을 축적한 것으로 파악했다. 국정원은 다만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필수 요건인 대기권 재진입 실험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광명성 4호의 무게가 2012년 발사한 광명성 3호(100kg)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한 200kg으로 추정했다고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위성이 되려면 적어도 800~1,500kg 정도가 탑재가 돼야 하는데 (이번에는) 200kg 정도를 탑재했기 때문에 위성으로서는 가치가 없다”며 “(이번 발사는) 탄도미사일로 보는 게 정확하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번 장거리 로켓의 사거리는 5,500 km 이상으로 추정했다. 사거리가 5,500~1만km인 경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분류된다. 이번 발사는 대기권 재진입 실험은 하지 않아 대기권 재진입시의 사거리는 제외됐다. 국정원은 또 이번 미사일 발사의 단 분리와 유도조정 등이 정상적이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완성하면 사거리 1만2,000km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국정원은 이번 미사일의 주요부품을 러시아에서 도입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발사체를 북한 스스로 ‘광명성 4호’라고 주장하는 인공위성을 운반하는 ‘운반용 로켓’으로 볼 경우 사거리가 5,500km에 이른다”며 “여기에 외기권으로 나갔다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기술 등을 추가해 ICBM으로 전환할 경우 사거리는 두 배를 넘는 1만2,000km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광명성 4호를 실은 추진체는 북한이 2006년 발사한 대포동 2호와 흡사한 것으로 평가됐다. 앞서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도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에 대해 “지난번(2012년 12월 발사한 대포동 2호 개량형ㆍ은하3호)과 유사한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2012년 12월 발사한 은하3호 추진체는 대포동 2호와 똑같았으며, 광명성 4호의 추친체도 이와 흡사하다는 것이 국정원의 판단이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언제든 5차 핵실험을 할 수 있도록 가능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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