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북한이 7일 오전 전격적으로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시점 선택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애초 이달 8∼25일 사이에 미사일을 쏘겠다고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관련 국제기구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러나 6일 급작스레 발사 예정 기간을 7∼14일로 변경하겠다고 IMO에 수정 통보했고 새 예고 기간의 첫날인 이날 곧바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외신들은 북한이 가장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시점을 고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등은 이를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인 미국프로풋볼(NFL) 단판 결승전 '슈퍼볼'(Super Bowl)을 노린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앞서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로이터통신 등은 북한이 한국시간 8일 오전 8시 30분으로 예정된 슈퍼볼 킥오프 때까지 미사일 발사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지만 북한의 움직임은 더 빨랐다.
북한은 오는 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대다수 후보의 시선을 끄는 데도 성공했다.
이날 ABC방송 주관으로 열린 8차 공화당 TV토론의 핵심 이슈는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대처였다.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중국은 북한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국가"라며 "중국이 북한 문제를 풀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북한을 테러국가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사일 방어, 중국 활용, 테러국가 지정 등 다양한 방안이 나온 가운데 북한은 공화당 선두권 주자들의 정책 대상으로 자리를 굳혔다.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기간에 또 도발을 당한 중국의 관심과 분노도 북한으로 쏠렸다.
북한은 2013년에도 춘제 연휴 넷째 날에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해 중국을 당혹케 한 바 있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발사 3시간여 만에 '유감 표명' 수준의 짧은 입장을 냈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불쾌감을 느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한반도 혼란상황은 백해무익'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북한이 유엔 안보리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로켓을 발사, 국제 비확산체계에 충격을 가하고 한반도의 긴장국면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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