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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불안불안’ 경제에 기름 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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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불안불안’ 경제에 기름 부을까

입력
2016.02.0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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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G2ㆍ신흥국 복합위기, 저유가 등 악재로 우리경제 살얼음판

과거 북한도발 충격은 제한적이었지만 최근 불안요인 많아 악영향 커질 수도

개성공단 등 남북간 경협ㆍ교류도 경색 우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7일 오전 일본 도쿄 도심에 설치된 TV에서 방영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7일 오전 일본 도쿄 도심에 설치된 TV에서 방영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연초부터 글로벌 악재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우리 경제에 또 다시 북한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미사일을 발사한 날이 일요일이고 월요일인 8일부터 수요일인 10일까지 설 연휴여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충격파는 당장 국내 금융시장에 전달되지는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달 6일 연초부터 4차 핵실험을 강행한 데 이어 불과 한 달 여 만에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추가 도발하면서 우리 경제의 취약점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평가절하) 우려도 함께 커지게 됐다.

그간 반복된 북한발 리스크는 금융시장에 일시적 충격은 줬지만 얼마 가지 않아 회복됐던 ‘학습 효과’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대체로 제한적이었다. 다만 정부와 시장은 최근 ▦미국ㆍ중국 등 주요 2개국(G2) 리스크와 ▦국제유가 급락 등에 따른 신흥국 불안 및 수출 위축, ▦내수경기 침체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극히 불안한 상황에서 대북 리스크까지 가중될 경우, 복합 위기로 증폭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과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만큼 강력한 대북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이 여파로 개성공단 운영 등 남북경협 사업이 큰 타격을 받을 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학습효과로 ‘이번에도 충격 제한적일 것’ 기대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예고됐던 만큼 일단 설 연휴가 끝난 후 금융시장의 동요가 없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번에도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7일 오전 가진 ‘글로벌 동향 및 금융시장 점검을 위한 긴급회의’에서 “한국은 대외건전성 측면에서, 세계 6위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고 그간 단기외채 비중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상수지도 4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 은행들은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고 재정건전성 측면에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중이 40%미만으로 주요국에 비해 낮다”고 강조했다. 작년 기준 GDP 대비 정부부채 비중은 선진국 평균이 104.5%, 신흥국 평균은 44.4%인데 비해, 한국은 38.2%를 기록하고 있다.

정 부위원장은 “이에 따라 작년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가 우리 국가신용등급을 사상 최고 등급으로 상향조정 하는 등 대외 여건이 어려워지더라도 한국 경제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튼튼한 기초(펀더멘털)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상치 않은 글로벌 경제

하지만 최근 국제 경제의 불안상황은 북한발 리스크가 과거처럼 ‘찻잔 속 태풍’에 그치지 않은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2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도 향후 신용등급 제약 요인으로 북한 리스크를 꼽았다.

정부는 당초 올해 미국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세계경제 성장률도 완만하게 개선되리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경제정책방향을 짰다. 그러나 연초부터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는 악재는 한국 경제의 향방을 갈수록 오리무중으로 만들고 있다.

우선 G2(미국·중국) 경제의 올해 첫 달 성적표가 심상치 않다. 중국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4로, 2012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바오치(保七·7%대 성장) 시대에 종언을 고한 중국 경제의 둔화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세계 경제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는 미국의 1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설비가동률 지표도 부진하게 나왔다. 이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

이런 G2 리스크에 국제유가 급락까지 더해지면서 연초부터 신흥국들의 환율과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이다. 사우디-이란 갈등 같은 중동정세 불안에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 확산, 북한 핵실험 등 기존 경제불안 요인에 더해 주요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까지 커지면 경제의 불안심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다. 모두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치명적일 수 있는 요인들이다.

“北 리스크 영향 제한적이겠지만 환율상승ㆍ경협경색 등 불가피할 듯”

전문가들은 북한 미사일 발사가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단기적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그동안 경험을 보면 북한발 리스크로 우리 경제가 받는 충격 기간은 많이 짧아졌다”며 “이른바 학습효과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 발사가 만일 개성공단 폐쇄로까지 이어진다면 상황이 심각해 질 수 있다고 봤다. 신 부문장은 "여러 군사적인 문제가 발생해도 닫은 적 없던 개성공단이 폐쇄된다면 실질적으로 남북 경협에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남북 관계가 경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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