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리 미사일 기지 인근 날씨, ‘7일 9, 10일 맑음’

북한이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예정 기간을 오는 7∼14일로 변경하겠다고 국제해사기구(IMO)에 6일 수정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르면 7, 8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영국 런던의 IMO 본부에 6일(현지시간) 아침 전기철 북한 국가해사감독국장 명의의 공문을 보내 이 같은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문에 따르면 북한은 “광명성 지구관측위성의 발사 일정에 대해 2일 보낸 통보문의 내용과 관련, 7∼14일로 발사 일이 바뀌었음을 알린다”고 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일 유엔 전문기구인 IMO와 ICAO, ITU 등에 “지구관측위성 광명성을 쏘아올리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하며 발사 예정 기간을 8∼25일로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예정 기간을 앞당긴다는 통보를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부를 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는 아직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MO는 북한의 공문 내용을 우리 정부에도 전달했다. 정부 당국자는 “(기존 통보한) 궤도 등 나머지 부분은 모두 같고 시기만 조정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IMO 통보와 별도로 평양항공교통관제센터 명의의 항공고시보(Notice to Airmen·NOTAM)를 발행해 발사 기간을 7∼14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국토부 산하 우리 항공교통관제센터(인천공항 소재)는 해당 항공고시보를 이날 오후 5시쯤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기존에 예고한 미사일 발사 예정 기간을 불과 이틀 앞둔 이날 전격적으로 기간을 앞당긴 것을 두고 날씨가 좋은 7일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한 수순을 밟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미사일 발사 예정 기간을 8∼25일로 잡아놓은 만큼, 8일 이후에 쏠 계획이라면 굳이 기간을 앞당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미사일 발사장과 가장 가까운 기상 관측점인 신의주의 날씨가 7일, 9일, 10일이 맑을 것으로 예보 된다는 점도 북한이 이날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정부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과도 협조하며 상황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 안보리는 긴급회의를 여는 등 제재 강도를 높이기 위한 논의에 자동적으로 착수하게 된다. 안보리 대북 결의 2094호는 북한의 추가 도발 시 자동적으로 ‘중대한 추가 조치’를 취한다는 소위 트리거(trigger·안보리의 자동 개입을 의미) 조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도 해당된다. 우리 군도 북한이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에 주목하며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언제 미사일을 쏘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그 동안 국제사회 전체를 상대로 기만전술을 즐겨 사용해온 만큼 7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2012년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당시 이번과는 반대로 발사 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밝혀 국제사회를 혼란에 빠뜨린 다음 불과 사흘 만에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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