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3 국회의원 총선거가 68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말 시작된 선거구 공백 사태가 5일로 36일째 이어지고 있다. 여야가 가까스로 지역구 의석을 246석에서 253석으로 7석 늘리는 대신 비례대표 의석을 54석에서 47석으로 줄이는 선거구 획정 기준에 잠정 합의했을 뿐, 구체적으로 선거구 획정을 어떤 식으로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선거구 획정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1개 선거구가 10월 말 인구 수를 기준으로 인구하한(13만5,708명)을 넘지 못해 통ㆍ폐합이 불가피하다. 45개 선거구는 인구상한(27만1,416명)을 넘겨 분구나 선거구 재조정이 필요하다. ‘링’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자 20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다. 일부는 고육지책으로 기존 선거구에 예비후보를 등록해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선거구 획정 전망 및 해당 선거구의 후보 등록 현황을 짚어봤다.
최대 승부처 수도권 10석 늘어 122석
경기 8석이나 증가... 선점 각축전
총선 승패를 가르는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은 의석수가 112석에서 122석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분구 등을 통해 11개 지역구가 신설될 예정이어서 해당 지역구 ‘초대 의원’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후보들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은 49석으로 1석 순증한다. 선거구 하한인구 기준에 못 미치는 중구는 성동구와 합친 뒤 3개의 선거구를 성동ㆍ중 갑ㆍ을 2개로 분할하는 안이 유력하다. 때문에 인근 지역구 출마 예상자 모두가 잠재적 경쟁자다. 중구 현역인 정호준 더민주 의원을 상대로 새누리당에서 지상욱 당협위원장과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이 공천경쟁을 하고 있다. 성동갑은 최재천 더민주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새누리당의 김태기 당협위원장ㆍ이동철 당 통일위원이 더민주의 장백건 전 서울시설공단 감사와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홍익표 더민주 의원의 성동을은 새누리 김동성 전 의원이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진수희 전 의원은 성동갑에서 지역구를 옮겨 경쟁에 뛰어들었다.
강남ㆍ강서는 1석씩 늘어난다. 강남갑 출마를 준비하는 이종구ㆍ이은재 전 새누리당 의원과 강남을에 출사표를 낸 더민주의 전현희 전 의원이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신설 지역구에서 경쟁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강서갑은 신기남 더민주 의원 대항마로 나선 금태섭 변호사와 새누리의 구상찬 전 의원, 전옥현 전 국정원 1차장 등이 분구 출마를 따져보고 있다.강서을은 더민주 비례대표 진성준ㆍ한정애 의원이 현역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을 협공하고 있다. 선거구가 획정된 뒤 자연스럽게 이들 사이에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은 연수에서 선거구 한 곳이 신설돼 의석이 13석으로 는다. 우선 현역인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은 6선 고지 점령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새 지역구를 두고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과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이 맞붙을 전망이다. 부평은 인구상한을 넘겼지만, 분구 보다는 자치구ㆍ시ㆍ군 분할 예외 적용으로 현행 의석 수를 유지 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경기는 52석에서 60석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수원, 남양주, 군포, 용인, 김포, 화성, 양주ㆍ동두천, 광주가 대상이다. 현 4석인 수원에선 여야가 신설 선거구를 각각 수원병(팔달)ㆍ수원정(영통)에서 분할하길 선호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옛 지역구인 팔달은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과 남 지사의 측근인 이승철 도의원이 공천경쟁을 하고 있다. 야권 지지세가 강한 영통은 박광온 더민주 의원과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경쟁한다. 분구가 확정된다면 더민주 김진표 전 의원이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의 ‘정치 1번지’ 수원갑(장안)은 새누리당에서 박종희 전 의원 등이 이찬열 더민주 의원을 상대로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김상민 의원과 지역구 조정이 거론된다.
남양주는 현역인 최재성(남양주갑) 더민주 의원이 불출마하고 무소속 박기춘(남양주을) 의원은 비리로 구속돼 무주공산이 되면서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남양주갑은 더민주의 조광한 전 청와대 부대변인, 국민의당의 박동명 국민대 외래교수, 새누리당 심장수 당협위원장 등이 경쟁 중이다. 남양주을은 새누리당 주광덕 전 의원, 최민희 더민주 의원, 김한정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국민의당 소속 표철수 전 경기부지사 등이 나선다. 남양주병이 신설되면 주광덕 전 의원과 최민희 의원의 대결 가능성이 점쳐진다.
용인은 여야의 지역구ㆍ비례대표 의원간 교차대결 구도가 두드러진다. 갑에서 이우현(새)ㆍ백군기(민), 을에서 이상일(새)ㆍ김민기(민), 병에서 한선교(새)ㆍ임수경(민) 의원 등이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새 선거구가 신설되면 기존 구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포는 여권 예비후보가 넘쳐난다. 이윤생 전 국회의장 정무비서관, 김동식 전 김포시장, 이강안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등이 분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김포에서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새누리 의원이 버티고 있는 화성갑은 같은 당 김성회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선언했지만, 선거구가 획정되면 신설 지역구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 더민주의 권칠승 전 도의원도 신설구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다. 양주ㆍ동두천은 정성호 더민주 의원과 새누리당의 김성수ㆍ이세종 예비후보가, 광주에서는 기존 선거구의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 외에 10여명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지만, 신설구의 후보군 윤곽은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충청은 +2... 여야 중원 싸움 치열
충청ㆍ강원 선거구 재획정 전망
충청권 의석수는 27석에서 2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전과 충남은 1석씩 증가한 7석과 11석, 충북과 세종시는 8석ㆍ1석 등 현행유지가 예상된다.
대전에서는 인구가 30만명이 넘는 유성의 분구가 확정적이라 이를 염두에 두고 새누리당 8명, 더민주 4명, 정의당 2명, 노동당 1명 등 무려 15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상민 더민주 의원이 4선에 도전하는 유성을의 경우 새누리당에선 김신호 전 대전시교육감과 이상태 전 대전시의회 의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유성갑에서는 더민주 예비후보간 경쟁이 치열하다. 최명길 전 MBC 유럽지사장, 이종인 전 현대제철 전무이사, 윤기석 전 청와대 정책자문위원, 조승래 전 안희정 충남도지사 비서실장이 나선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는 비례 1번인 민병주 의원이 출마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충남에서는 인구 상한을 초과한 천안과 아산이 1석씩 느는 반면 인구 하한에 못 미치는 부여ㆍ청양과 공주는 통합이 예상된다. 천안은 갑ㆍ을 선거구의 경계 조정을 통해 병 선거구가 신설될 예정이다. 더민주의 양승조(천안갑) 의원과 박완주(천안을) 의원에 대항해 예비후보가 각 3명, 6명 등록한 새누리당의 공천 경쟁이 뜨겁다. 아산은 더민주 소속 예비후보가 더 많다. 아산 지역구가 2석이 될 경우 아산갑에는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에 맞서 더민주 김선화 지역위원장과 조덕호 예비후보가 도전하고 아산을에는 새누리당 조원규 충남도당 부위원장과 김길년 예비후보가 나선다. 부여ㆍ청양에서는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이 불출마하고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가운데 공주의 박수현 더민주 의원이 양쪽에서 표밭을 갈며 통합에 대비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9석 전석을 석권한 강원 지역은 선거구가 1석 감소할 예정이다. 황영철(홍천ㆍ횡성) 의원과 한기호(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 의원 지역구가 인구 미달로 선거구 조정 대상에 올랐지만 주변 지역구와의 경계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與 텃밭 TK 2석 줄어... 본선보다 뜨거운 공천경쟁
새누리당 텃밭인 경북은 인구수대로라면 3석이 줄어야 하지만 농어촌 배려에 따라 2석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구수 미달인 영주(장윤석 의원 지역구)와 문경ㆍ예천(이한성), 상주(김종태)와 군위ㆍ의성ㆍ청송(김재원) 등 4개 선거구가 2개로 통폐합되고 인구가 넘치는 경산ㆍ청도(최경환)에서 청도가 분리돼 영천(정희수)과 합쳐지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통합이 예상되는 영주와 문경ㆍ예천 지역의 경우, 나란히 검사 출신 현역인 장 의원과 이 의원 간 혈투가 예고된 가운데 영주에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 문경ㆍ예천에 판사 출신 홍성칠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져 법조인 간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또 다른 통폐합 대상인 상주에는 성윤환 전 의원, 군위ㆍ의성ㆍ청송에는 김좌열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출사표를 던져 현역인 김종태, 김재원 의원과 공천전쟁을 벌인다. 영천에 도전장을 낸 최기문 전 경찰청장과 이만희 전 경기경찰청장은 현역인 정희수 의원과 경산에서 분리되는 청도를 선점하기 위한 전쟁을 해야 한다.
부산은 해운대ㆍ기장 갑ㆍ을 지역구에서 기장이 분리돼 1석이 늘고 중ㆍ동구(정의화 국회의장), 영도구(김무성 대표), 서구(유기준) 등 3개 지역구가 2개로 통폐합될 것으로 예상돼 총 지역구수는 변함이 없다. 분리될 기장에는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예비후보로 등록, 친이명박계인 안경률 전 의원과 공천 경쟁을 하고 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 의장 지역구인 중ㆍ동구가 존치할 경우 서구와 영도구가 붙고, 중ㆍ동구가 분리되면 중ㆍ영도구와 동ㆍ서구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서구에 출사표를 던진 곽경택 영화감독의 동생인 곽규택 변호사는 선거구 획정이 기약 없이 미뤄지자 최근 동ㆍ서구 통합을 염두에 두고 선거사무소는 서구에 두고 후원회사무소는 동구로 옮겼다. 김 대표 지역구인 영도에는 최홍 전 ING자산운용 대표이사가 도전장을 냈다.
경남은 양산이 갑을로 분구돼 한 석이 늘고 조현룡 전 의원 지역구인 의령ㆍ함안ㆍ합천이 산청ㆍ함양ㆍ거창(신성범)과 밀양ㆍ창녕(조해진)에 각각 쪼개져 산청ㆍ함양ㆍ거창ㆍ합천과 밀양ㆍ창녕ㆍ의령ㆍ함안 등 2개 지역구로 재편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산청ㆍ함양ㆍ거창에는 최경환 전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강석진 전 거창군수가, 밀양ㆍ창녕에는 엄용수 전 밀양시장과 이창연 전 박근혜대선후보 공보팀장이, 의령ㆍ함안ㆍ합천에는 이호영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도전장을 냈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전남 전북 1석씩 감소... 선거구 연쇄 조정에 신경전
광주광역시와 제주도는 현행 8석과 3석이 유지되는 반면 전남과 전북은 1석씩 순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인구수 하한 미달로 의석수가 감소하는 전남과 전북은 선거구 연쇄 조정이 불가피해 예비후보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광주도 선거구의 경계조정을 통해 현상유지를 하게 되는 만큼 현 선거구 조정은 피하기 힘들다.
광주의 경우 박주선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현역인 동구 인구가 지난해 말 현재 10만명 수준이어서 인접한 남구 또는 북구갑ㆍ을과 합쳐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구와 통합될 경우 3석 유지에 필요한 안정적 인구가 확보되지 않아 현재로선 남구와 합쳐져 2석(동남갑ㆍ을)을 유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동구에는 이병훈 전 아시아문화도시추진단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남구에서는 현역인 장병완 의원에 맞서 정진욱 광주정치경제아카데미원장, 김명진 전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서정성 전 광주시의원 등이 국민의당 간판을 달고 나섰다. 남구에는 강운태 전 광주시장의 출마도 거론되지만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최근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받아 출마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1석이 줄어드는 전북은 김제ㆍ완주 선거구가 분리돼 의석이 없어지면서 김제는 부안과 합쳐지고, 완주는 인근의 무주ㆍ진안ㆍ장수와의 통합이 확실시 된다. 이에 따라 김제ㆍ부안은 3선인 최규성ㆍ김춘진 더민주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붙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 외에 곽인희 전 김제시장, 김종회 원광대 한의대 겸임교수, 송강 변호사, 경찰서장 출신인 나유인 전주대 겸임교수가 이 지역 표밭을 다지고 있다. 완주ㆍ무주ㆍ진안ㆍ장수는 유희태 전 기업은행 부행장, 김정호 변호사, 안호영 변호사가 박민수 의원의 배지를 노리고 있다.
전남은 인구 하한선을 밑도는 장흥ㆍ강진ㆍ영암, 고흥ㆍ보성 등이 ‘헤쳐 모여’ 하면서 1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현재까지 장흥ㆍ강진ㆍ영암은 현행 선거구 유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현역에게 도전장을 내민 예비후보자가 없어 황주홍 의원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 고흥ㆍ보성에서는 김승남 국민의당 현역 의원에게 장귀석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이 ‘제2의 이정현’을 목표로 표밭을 다지고 있으며, 김철근 동국대 겸임교수가 국민의당 간판으로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더민주가 석권하고 있는 제주는 전통적으로 야당 텃밭이지만 새누리당 후보자들의 도전은 이번 총선에도 이어진다. 이날 현재 등록된 24명의 예비후보 중 3분의 2에 달하는 16명이 새누리당 소속이고, 6명이 무소속이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