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유일한 재학생 김영주군 졸업장 받아
올해 신입ㆍ전학생 1명도 없어 휴교 결정
5일 우리나라 국토 최남단인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의 유일한 학교인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에서 졸업식이 열렸다.
이날 졸업식에는 이 학교의 유일한 재학생이었던 김영주(13)군이 홀로 졸업장을 받았다. 김군의 졸업식과 동시에 마라분교는 개교 이래 처음 1년간 문을 닫는다. 이 학교로 입학 또는 전학하겠다는 학생도 단 1명도 없어 올해 휴교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김군은 오는 3월 진학을 위해 제주시내 중학교로 떠난다. 마라도에서 짜장면집을 운영하는 부모를 둔 김군은 지난 2년간 홀로 학교를 다녔다. 주위에서 걱정도 있었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TV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제주도민체전 최연소 성화봉송 주자로 활약하는 등 많은 추억을 가진 채 무사히 졸업하게 됐다.
김군은 이날 졸업식에서 “그동안 베풀어주신 선생님의 사랑에 감사하고, 학교 생활을 하면서 겪은 많은 행사와 경험들이 생각난다”며 “앞으로 중학교에 가서도 더 열심히 생활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동헌 담임교사는 이날 졸업을 하는 유일한 제자인 김군에게 “중학교에 가서도 더욱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당부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10여년간 이 학교에서 학습보조강사 역할을 해 온 김군의 어머니 김은영(47)씨는 “영주가 졸업하면 이젠 마을에 학생이 없다”며 “학교가 문을 닫으면 마을이 휑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1958년 개교한 마라분교는 학생 수가 많을 때는 20여명에 이르기도 했지만 1990년대 이후 급격히 줄면서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졸업생도 한 해 5명까지도 배출한 적도 있었지만 1996년 2명, 2001년 1명, 2002년 1명, 2007년 2명이 졸업했다. 이어 2014년 2월 7년 만에 졸업생 1명을 배출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도 2년 만에 1명이 졸업하는 등 겨우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군의 졸업으로 마라분교는 올해는 휴교하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마라도에 거주하는 미취학 아동이 신입생으로 입학할 예정이고, 2년 후에는 김군의 동생도 마라분교에 진학하기 때문이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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