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기다려지나요?(단위ㆍ%)
▦설 명절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은?
*1월 27일~2월 4일, 대학생 1,478명 설문조사 결과
<자료: 잡코리아ㆍ알바몬>

대학생 10명 중 7명은 친척들 잔소리를 피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설에 고향 방문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길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친척으로부터 가장 듣기 싫은 잔소리는 “언제 취업 할래?”였다.
5일 취업 포털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달 27일부터 4일까지 대학생 1,478명에 대해 설날 계획을 설문조사 한 결과에 따르면 “명절이 기다려 진다”고 답한 대학생은 18.7%에 불과했다. 3명 중 1명은 “설이 부담스럽고 기다려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자신의 번듯하지 못한 처지(23.0%)’나 ‘교통비 및 선물 등 비용 대한 부담(21.4%)’,‘친척의 안부ㆍ잔소리(19.5%)’ 등이었다.
취업준비생에게 잔소리를 늘어 놓는 친척들 탓에 귀성길은 가시방석이었다. 대학생 10명 중 6명 이상(65.0%)이 ‘명절에 만난 친척 어른들의 안부 인사에 마음이 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친척들로부터 가장 듣기 싫은 말 1위에는 ‘언제 취업할 거니?(25.8%)’가 꼽혔고, 이어 ‘살 쪘다 등 외모를 지적하는 발언(18.6%)’과 ‘사귀는 사람 있니?(14.5%)’처럼 결혼을 종용하는 말이 뒤를 이었다. 이런 잔소리에 대해서는 여성이(68.0%)이 남성(58.5%)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청년들은 부모님이 기다리는 고향에 내려가기보다 차라리 아르바이트를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응답자 77.5%가 ‘귀향 대신 알바를 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취준생 입장에서 ‘생활비 한 푼이 아쉽고(27.5%)’, ‘불편한 자리나 친척을 피할 수 있기 때문(22.8%)’이었다. ‘다른 때보다 설에 일하면 급여가 더 높기 때문(21.1%)’이라는 이유도 있었다.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취업난에 처해있는 청년들의 구조적인 현실이 가족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며 “청년세대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 기성세대가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면, 두 세대가 만나는 명절에 세대갈등이 표면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