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관계에 있는 남성의 아내를 독극물로 사망케 한 40대 여성에게 징역 25년이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하현국)는 5일 내연남의 부인 이모(43)씨에게 치사량의 수십 배에 달하는 청산가리를 탄 소주를 먹여 살해한 혐의(살인)로 구속 기소된 한모(47·여)씨에게 “불륜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계획적 살인이라는 점에서 동기가 불량하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한씨는 지난해 1월 말 초등학교 동창인 내연남 유모(46)씨가 집을 비운 사이 서울 송파구 집을 찾아 이씨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 됐다. 이씨는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으며 부검 결과 시신에서 청산가리가 검출됐다. 당시 검찰은 한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초 재판부는 이씨의 자살 가능성도 열어뒀지만 소주병에 피해자의 지문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인공수정으로 7년 만에 얻은 딸을 위해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고도 이혼하지 않은 점, 한씨에게 3억5,000만원을 건네며 불륜관계 정리 각서를 받는 점 등 가정을 지키려 한 정황을 근거로 자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한씨는 이씨가 이혼하지 않는 것에 앙심을 품고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 속에 사망한 점 등을 고려해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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