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 초등학생 시신 훼손 사건의 피의자인 부모에게 모두 살인죄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숨진 초등생의 여동생은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거나 버림 받지 않기 위해 “학교에서 상을 탔다”고 거짓말하는 등 과장된 행동을 해왔다는 심리분석 결과도 나왔다.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2부(부장 박소영)는 살인과 사체 손괴ㆍ유기,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숨진 초등생 최모(사망 당시 7세)군의 아버지(34)와 어머니 한모(34)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또 최씨 부부에 대한 친권 상실 심판을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은 최군의 부모에게 모두 ‘부작위’(마땅히 할 구호조치 등을 하지 않음)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했다. 부모가 2012년 11월 3일 폭행과 굶주림으로 탈진해 사망 위험에 처한 최군을 아동학대 사실 발각을 우려해 그대로 방치,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최씨가 2012년 11월 7일 아들이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과도한 폭행을 해 숨지게 했다고 보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 검찰에 송치했었다. 당시 경찰은 한씨에게는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최군의 부모는 아들이 숨진 사흘 후인 2012년 11월 6일부터 8일까지 부엌칼, 믹서 등으로 최군의 시신을 훼손한 뒤 일부를 유기하거나 냉동실에 보관했다. 이들은 그해 11월 5일부터 이틀간 시신 훼손에 필요한 고글, 믹서 등을 구입했다. 최씨는 “영화에서 시신을 훼손하는 장면을 보고 따라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2012년 4~11월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상습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아들이 어린이집에서 적응을 못한 5살 때부터 폭행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 수사에서 2살 때부터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군의 부모는 2012년 4~11월 아들을 폭행하는 장면을 딸(9)에게 노출해 학대하기도 했다. 최군의 여동생은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거나 버림 받지 않으려고 “학교에서 학생 대표로 교장 선생님에게 상을 받았다”고 거짓말하는 등 과장된 행동을 해왔다는 심리분석 결과도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최군의 여동생은 오빠가 고집을 세우다 부모에게 학대를 받고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는 과정을 보고서 자신도 잘못하면 버림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부모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거짓말을 하거나 과장된 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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