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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km 올라가는 미사일로 180km 북 미사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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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km 올라가는 미사일로 180km 북 미사일 잡는다?

입력
2016.02.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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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대천 공군 대공사격장에서 열린 '방공유도탄 실사격 대회'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공군 제공
2013년 10월 대천 공군 대공사격장에서 열린 '방공유도탄 실사격 대회'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공군 제공

군 당국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할 경우 요격할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쳤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미사일 또는 잔해 일부가 우리 영토에 낙하될 경우 요격할 수 있도록 방공작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영토 내 낙탄 지역과 피해 정도에 따라 자위권 차원의 응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격 수단으로는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PAC-2) 미사일을 제시했다.

그러나 무기 전문가들은 PAC-2의 요격 고도와 성능, 배치 지형 등을 감안했을 때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말만 앞선 허황된 얘기”라고 일축했다.

PAC-2를 아무리 쏘아대 봤자 북한이 발사하는 장거리 미사일 근처에도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측 서해 상공을 지날 때 북한 미사일 고도는 180km에 달하는 데, PAC-2 요격 가능 고도는 15km에 불과하다. 문 대변인도 이를 의식한 듯 “종말 단계 하층 방어에 일부 가용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정상적으로 날아드는 것 말고 중간에 폭발해 떨어지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격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미사일이 비정상적으로 불시착하는 경우라도 PAC-2의 성능상 요격에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PAC-2 자체의 파괴력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격추하기엔 너무 형편이 없다. PAC-2는 미사일 자체를 직격하는 게 아니라 목표물 근처에서 스스로 터져 그 파편으로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이라 파괴력에 한계가 있다. 또 PAC-2는 수원, 오산, 서울 등에 배치돼 수도권 일대를 방어하고 있는 만큼 백령도 상공 인근에서 빠른 속도로 급 하강하는 미사일을 제대로 요격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PAC-2는 요격률이 4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 당국이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북한 미사일의 요격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는 점에서 갑작스레‘PAC-2 띄우기’를 강조한 것을 두고 뒷말도 나왔다. 일본이 전력을 총동원해 북한 미사일 요격에 나서겠다고 하자 뒤늦게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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