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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차이나 머니'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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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차이나 머니' 공습

입력
2016.02.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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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차이나 머니’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 외신들은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화공이 스위스 종자업체인 신젠타를 손에 넣는 등 막강한 차이나 머니의 위력을 보여주는 기업거래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중국 경제 둔화와 통화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국화공(ChemChina)이 스위스 제조업체 신젠타를 430억 달러(약 51조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라며 이같이 전했다. 중국화공과 신젠타의 M&A는 중국이 해외 기업을 인수한 사례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기존 기록은 2012년 중국해양석유총공사가 캐나다 넥센에너지를 사 들였던 182억 달러이다. 중국 언론들은 “‘전액 현금’이라는 파격적인 인수 조건을 거절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대형 M&A에 대해 진단했다.

중국 기업이 해외 기업 인수 합병에 쏟아 붓는 금액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타이어 제조업체 피렐리를 77억 달러에 매입하는 등 전년 대비 70%가 넘는 신장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 기업의 인수합병 시장 진출은 올해 들어 크게 확대되는 분위기이다. 독일 기업 크라우스마페이(10억 달러), 스위스 에너지기업 머큐리아(30억 달러) 등 지난 1월 한 달 동안에만 무려 680억 달러 상당의 해외 기업들을 사 들였다. 이는 2015년 한해 중국 기업과 외국 기업간 성사된 M&A 거래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기업M&A 전문가 데이비드 브라운은 “중국은 향후 수년 동안 연 50% 가량의 해외 기업 인수ㆍ합병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화공의 이번 거래는 중국이 신젠타에 눈독을 들이던 미국 종자업체 몬산토를 제치고 거래 협상에 성공한 것이어서 “세계 종자 및 농약업계가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신젠타는 북미지역 농약시장 점유율 1위며, 미국 대두 종사 시장의 10%, 옥수수 종자 시장의 6%를 장악하고 있다. 중국화공은 2004년 설립된 중국 최대화학업체(세계 기업 순위 265위)로 세계 150여개 국에 생산ㆍ연구ㆍ개발ㆍ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해외 기업 ‘폭풍 매입’에 대해 WSJ은 “중국 정부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일대 일로(一帶一路)’ 정책에 맞춰 철저하게 검토된 각본에 따라 움직이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또 위안화 약세 때문에 중국 정부가 해외기업 합병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말까지 위안화 약세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인수ㆍ합병 시기를 늦출수록 더 비싸게 살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 주식 시장 불안정과 국내경제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 2대 경제대국의 자리를 지탱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특히 중국 국영기업은 물론 사기업들도 해외 기업 인수ㆍ합병에 몰리면서 중국 중심의 새로운 거대 시장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벤 카벤더 중국시장리서치센터 소장은 “중국 기업, 특히 국영 기업의 현금 유동성은 풍부하다”라며 “그들의 관심은 중국의 내수 시장을 전 세계로 확장하려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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