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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목사 미화에 급급, 경악 넘어 절망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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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목사 미화에 급급, 경악 넘어 절망감”

입력
2016.02.0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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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실천연대와 삼일교회가 4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전병욱 노회재판,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평양노회 재판국 판결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교회개혁실천연대와 삼일교회가 4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전병욱 노회재판,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평양노회 재판국 판결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성추행 의혹 목사를 징계하기 위해 열린 재판인데, 판결문을 보면 이 목사가 얼마나 교회를 크게 키운 목사인지 미화하는 데만 급급합니다. 피해자들의 증언은 ‘부풀려진 것’으로 치부합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경악을 넘어 절망감이 듭니다.”(이수미 삼일교회 집사)

교회개혁실천연대와 삼일교회는 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에이레네홀에서 ‘전병욱 노회재판, 무엇이 문제인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틀 전 공개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평양노회의 ‘전 목사 여성도 성추행 사건’ 재판 내용과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평양노회 재판국은 사건 진상이 그간 부풀려진 것과는 상당 부분 다르다며 전병욱 목사에 대해 ‘공직정지 2년, 설교정지 2개월, 사과문 게재’를 결정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수미 삼일교회 집사는 이날 회견에서 “피해자와 전 목사의 통화내용 녹취파일, 피해자들의 진술서, 공식 상담센터 상담기록 등 각종 피해 증빙 자료를 충실히 제출했지만 어떠한 설명도 없이 해당자료를 모두 무시하고 노회가 피해자들을 매도했다”고 말했다. 삼일교회 측은 스스로를 원고측으로 여기고 이 재판에 임했지만, 재판 도중 원고 자격이 없음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향후 상소 자격 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판결문 곳곳에 교회 성장제일주의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구경 장로는 “판결문에는 ‘전 목사가 17년 동안 부흥시킨 2만 여명 성도, 253억 헌금 남긴 채 삼일교회에서 사임’했으니 큰 희생을 치렀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교회를 개인 기업으로만 여기고 있는 셈”이라며 “이런 교회관이야 말로 한국교회의 치부”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 목사가 거짓된 증언을 중단할 것 ▦평양노회가 이번 재판이 면피성 징계에 불과했음을 인정하고 한국교회 앞에 진실하게 사과할 것 ▦예장 합동 총회는 다시 한 번 엄정하게 조사하고 징계할 것 등을 요구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득훈 목사는 “자기를 따르는 신도를 쾌락의 도구로 삼은 목회자의 성범죄를 한국교회가 이렇게 덮고 넘어간다면 남은 것은 부패와 멸망의 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개혁연대와 삼일교회 등은 상소할 방침이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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