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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이어 스피스도… 세계랭킹 1위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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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이어 스피스도… 세계랭킹 1위의 굴욕

입력
2016.02.0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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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한(왼쪽)이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와 셀카를 찍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제공
송영한(왼쪽)이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와 셀카를 찍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제공

세계랭킹 204위 송영한(25ㆍ신한금융그룹)이 랭킹 1위 조던 스피스(23ㆍ미국)를 꺾은 것은 근래 보기 드문 골프계의 대이변으로 여겨진다. 실제 2015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신인상을 받은 송영한이 지난 시즌 벌어들인 상금은 5,997만 2,148엔(약 6억원)이다. JGTO 상금 순위 14위에 오른 송영한은 우승은 없이 준우승만 두 차례 했다. 이번 대회에는 JGTO 상금 순위 상위권자 자격으로 출전했다. 그러나 스피스는 지난해 상금으로만 1,203만 465달러(약 145억5,000만원)를 받았다. 그는 이번 대회에도 초청료 120만 달러를 받고 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지역신문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이날 경기 후 “한국의 송영한이 스피스가 받을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가로챘다”라며 송영한을 치켜세웠다. 세계 각국 언론들도 무명의 송영한 프로필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한국 남자골프가 이토록 주목을 받은 것은 약 7년 만이다. 2009년 양용은(44)은 당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골프황제이자 세계랭킹 1위였던 타이거 우즈(41ㆍ미국)를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동양인으로서 PGA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과 최강 우즈를 꺾었다는 점에서 양용은은 세계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았다. 양용은의 마지막 퍼트를 지켜보던 붉은 셔츠의 우즈는 양용은의 공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자 고개를 떨궜다.

양용은은 이전에도 우즈를 꺾은 적이 있다. 그는 지난 2005년 중국 상하이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겸 아시아프로골프 투어 HSBC챔피언스에서 우승했다. 이 때도 우즈는 준우승에 그쳤다.

세계랭킹 1위와 맞대결에서 승리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내 남자골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PGA 투어 통산 8승에 빛나는 최경주(46ㆍSK텔레콤)도 세계 1위와 정면 대결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 그는 2011년 5월 제5의 메이저 대회라 여겨지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세계 1위였던 우즈가 이미 기권한 뒤였다. 배상문(30)과 노승열(25ㆍ나이키골프)도 PGA 투어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배상문은 2013년 5월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과 2014년 10월 프라이스닷컴 오픈에서 정상 고지를 밟았다. 노승열은 2014년 4월 취리히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이들 대회에서는 내로라하는 골퍼들이 대거 불참했다. 송영한의 우승이 한국 남자골프에 기념비적인 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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