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0대 남성
인천국제공항 화장실에 폭발물 의심물체를 설치하고 아랍어로 적힌 협박성 메모지를 남긴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국제공항경찰대는 용의자 A(36ㆍ무직)씨를 폭발성 물건 파열 예비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전날 오후 11시 30분쯤 서울 구로구에서 A씨를 붙잡아 공항경찰대로 압송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폭발물 의심 물체를 설치한 용의자에게 당초 업무방해 등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발견된 부탄가스통 등이 터지면 사람 생명이나 재산에 위험을 끼칠 수 있었다고 보고 폭발성 물건 파열 예비 혐의로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 인천공항 1층 입국장 남자화장실 좌변기에 폭발물 의심 물체와 아랍어로 적힌 협박성 메모지를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폭발물 의심 물체는 화과자 상자 겉에 부탄가스통 1개,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짜리 생수병 1개가 테이프로 감겨 조잡한 상태로 부착돼 있었다. 경찰이 해체한 종이상자 안에서는 기타 줄 3개, 전선 4조각, 건전지 4개, 브로콜리, 바나나 껍질 등이 들어있었다.
상자 안에선 ‘이것이 마지막 경고이다. 알라가 알라를 처벌한다’라고 적힌 A4용지 절반 크기의 메모지도 나왔다. 경찰은 컴퓨터로 작성된 이 메모지를 아랍어학회와 한국이슬람학회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테러와의 연관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추궁하고 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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