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1448억 줄어 적자전환
대한항공도 당기순손실 대폭 증가
저유가 힘입어 영업이익은 선방
저유가의 대표적인 수혜기업인 대형항공사들이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를 올리고도 나란히 당기순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원 달러 환율이 상승한 게 적자의 주 원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5조7,892억원에 영업이익 950억원을 올렸다고 3일 밝혔다. 2014년에 비해 매출은 470억원(0.8%), 영업이익은 31억원(3.1%) 줄었을 뿐이지만 당기순이익은 무려 1,448억원이나 감소하며 81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저비용항공사의 공세에도 저유가 덕에 영업이익에선 선방했지만 원화 약세로 인한 외화환산차손이 큰 폭의 적자를 유발했다.
2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대항항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한항공 매출액은 11조5,448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3.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266억원으로 전년 대비 58.6% 늘었다. 유류비 절감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지난해 4분기만 따져도 유류비는 6,629억원으로, 2014년 4분기(9,235억원)에 비해 2,607억원(-28.2%)이나 절감됐다.
하지만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7,030억원으로 2014년(4,578억원)보다 늘었다. 2014년에 비해 2.3배나 늘어난 외화환산차손 6,128억원이 결정적이었다. 고가의 항공기 구입을 위해 달러로 도입한 차입금은 원 달러 환율이 10원만 상승해도 수백억원이 불어난다.
2014년 말 1,099.2원이었던 달러가 지난해 말 1,172원으로 오르며 외화환산차손은 급증했다. 항공기 구입 등에 사용한 차입금 액수도 한화 기준 2014년 14조6,3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5조3,900억원이 됐다. 대한항공은 올해 영업이익 목표를 7,700억원으로 잡았지만 환율이 오르면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장거리 여객 노선 경쟁력 강화와 고수익 화물영업에 주력해 수익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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