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건설노조 강원지역본부는 3일 강원 춘천시 중앙로 강원도청 앞 광장에서 체불된 공사대금과 임금 체납액 지급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 측이 주장하는 체불 금액은 지난해 말 현재 135억9,255만원 가량이다. 전체 21곳 공사현장 가운데 15개 현장이 정부나 강원도가 발주한 이른바 관급공사다. 노조 측은 “전체 체불금액의 98.9%가 공공공사에서 발생했다”며 “정부나 자치단체가 발주한 공사마저 대금 체불을 막기 위한 법 들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이어 “건설기계의 경우 작업에 들어가면 기름 값과 차량 할부금 등을 포함해 매달 600만원 가량이 들어가는데, 3개월만 체불이 발생해도 가정이 파탄 난다”고 덧붙였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곳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릴 정선 중봉 알파인스키경기장. 강원도가 관리감독 등 공사의 책임을 지고 있는 곳이다. 건설노조는 “가파른 산악지역에서 차량이 뒤집히고 공기를 맞추기 위해 야간 작업까지 강행했으나 장비비용과 임금 등 30억 원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밀린 공사비를 받기 위해 수 차례 집회를 열고 있다.
스키장 공사를 맡은 원청업체에 대금을 지급했는데 하도급 사가 제때 장비 비용 등을 지불하지 못해 말썽이 났다는 게 강원도의 설명이다.
지난달 국제스키연맹(FIS)으로부터 코스 인증을 받은 중봉 알파인경기장에선 6일부터 이틀간 평창동계올림픽 첫 테스트 이벤트인 월드컵 스키대회가 열린다. 강원도 입장에선 축제를 벌이기를 원했으나 공사대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씁쓸한 뒷맛을 남긴 모양새가 됐다.
글ㆍ사진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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