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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끄느라 고생했는데 도움까지”

입력
2016.02.0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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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부서진 이모(72) 할머니의 집.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화재로 부서진 이모(72) 할머니의 집.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아이고 우짜노, 빨리 불 좀 꺼주이소.”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부산 남구 용호동의 홀로 사는 이모(72) 할머니 집에 불이 났다. 할머니가 출동한 소방대원들을 재촉했지만 불은 삽시간에 66㎡(20평) 남짓한 집 절반을 삼켰다. 슬레이트 지붕은 내려앉았고 가재도구는 대부분 불에 탔다. 고혈압, 당뇨 등 지병에 집까지 빼앗긴 할머니는 망연자실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이 할머니에게 희망을 전한 사람들은 소방대원들이었다.

부산 소방관들과 의용소방대의 119안전기금을 활용한 ‘119행복하우스’ 사업 대상자에 선정된 것이다. 2012년 6월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이 할머니까지 6명에게 보금자리를 돌려줬다. 이 할머니는 주거복구비로 2,200만원, 생활안정자금으로 100만원을 지원받았다.

‘119행복하우스’사업으로 집이 원상복구된 모습.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119행복하우스’사업으로 집이 원상복구된 모습.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덕분에 화재로 내려앉은 지붕이 원상복구 됐고, 지자체와 기업의 도움으로 실내 가전제품도 불이 나기 전으로 되돌아갔다. 할머니는 “소방관들이 불을 끄느라 고생했는데 큰 도움까지 줘 다시 살아갈 힘이 생겼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당시 화재 현장에 출동했던 이학술(41) 대원은 “아직도 할머니가 발을 동동 구르다가 힘없이 주저 앉았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이번 복구를 계기로 할머니가 조금이나마 용기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4일 오후 2시 집으로 돌아간다.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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