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감독. 사진=한국스포츠경제
염경엽 넥센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이 탄생할까.
염경엽 감독의 올 시즌 목표는 "4강"이다. 이번 겨울 박병호(미네소타)와 유한준(kt), 손승락(롯데), 밴헤켄(세이부) 등 투수와 타자를 가릴 것 없이 주축 선수들이 줄지어 팀을 떠나 전력 약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염 감독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해야 한다. 항상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구단과 팬이 원하는 결과를 내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4강 진출 못지 않은 중요한 목표가 또 있다. 바로 스타 찾기다. 염 감독은 2012년 말 넥센 사령탑에 오른 후 매년 새로운 스타를 탄생 시켜왔다. 조상우, 김하성 같은 어린 선수들은 물론 서건창과 한현희 등 기존 선수들도 리그에서 손꼽히는 선수로 키워냈다.
이는 염 감독이 꼽는 '감독의 책무' 중 하나다. 염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게 감독이 할 일이다"고 강조했다. 유망주가 많고,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넥센에서 염 감독의 철학은 더욱 빛을 발한다. 염 감독은 "3,4 년 전만 해도 우리 팀에 스타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 동안 선수들의 개인 가치가 올라가면서 우리 팀도 함께 올라갔다"고 말했다.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와 201안타로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쓴 서건창 등을 배출해내면서 넥센은 확실한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는 강정호(피츠버그)가 떠난 자리를 2년 차 신인 김하성으로 메워내 약점을 지우기도 했다.
이처럼 선수들의 가치를 키우기 위해 염 감독이 가장 먼저 신경 쓰는 부분은 '동기 부여'다. 스프링캠프를 전후로 선수들과 면담을 갖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염 감독은 "선수와 이야기를 해서 나와 선수의 생각을 맞춰가야 한다. 동기부여가 돼야 목표 의식이 더 생긴다. 하고 싶은 걸 해야 선수도 열정이 더 생기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각각의 선수들마다 롤 모델도 선정해놨다. 선수의 특성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셈이다. 그만큼 선수의 미래까지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시즌 주전 중견수로 낙점한 임병욱의 롤 모델은 LG의 이병규(등번호 9)다. 염 감독은 "병욱이에게 어릴 때의 이병규 모습을 봤다. 이병규 스타일에 가깝게 키우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하성과 강지광은 각각 강정호와 박재홍이 롤모델이다. 염 감독은 "누구 만큼, 어떻게 키워야 할지를 정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중심 선수들이 모두 빠져나간 넥센의 올 시즌 전망은 사실상 그리 밝은 편에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남아 있는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활짝 열리게 됐다. 염 감독의 '스타 키우기'가 팀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도 있는 일이다. 염 감독은 "이번 기회를 선수들이 꼭 잡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